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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롯데]그룹 존폐 위기에도…뒤틀린 三父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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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칼 겨누는데…오히려 내홍 깊어져
총 책임자인 신동빈은 귀국 미루고 일본行 전망
"경영능력·도덕성 공식 시험대 올랐는데, 너무 여유로워" 지적도

[위기의 롯데]그룹 존폐 위기에도…뒤틀린 三父子 왼쪽부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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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롯데그룹이 창립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가운데, 수십년 간 '가족경영'으로 그룹을 지탱해왔던 롯데일가 삼부자가 뒤틀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경영권 분쟁으로 내부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데 이어, 대대적인 검찰의 압박수사 속에서 그룹이 존폐의 기로에 있음에도 서로를 겨냥한 채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다.

◆침묵하는 창업주, 신격호= 검찰의 대대적인 압수수색은 그 대상을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전방위적이지만, 중심에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있다. 창업주인 그는 불과 몇년 전 까지만 해도 계열사 사장단에게 직접 사업보고를 받고 경영상의 주요 판단을 내리는 실질적인 경영자의 역할을 해왔다. 검찰이 2000년대 초반부터의 비리 내역을 수사하고 있어 사실상 수사의 단초를 제공한 것이 신 총괄회장인 셈이다.


실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지난 10일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롯데호텔 신관 34층을 들이닥쳤다. 금고를 비롯해 집무실 내부에서는 별다른 단서를 찾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구체적인 비리 정황을 잡고 집중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신 총괄회장이 소유한 대규모 부동산을 그룹 계열사들이 시세보다 비싸게 사들이는 방법으로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혐의가 대표적이다. 검찰은 당초 매입 추진가보다 330억원 비싼 1030억원에 롯데쇼핑이 신 총괄회장의 경기도 오산시 토지 10만여㎡를, 공시지가 200억원대의 인천 계양구 목상동 166만여㎡를 롯데상사가 504억원에 사들인 과정 등에 대해 집중 수사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신 총괄회장이 경영 일선에 있던 지난 2003~2004년 대선자금 로비 의혹으로도 검찰의 수사를 받은 바 있으나, 당시 신 총괄회장은 개입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입건되지 않았다.


신 총괄회장은 미열을 이유로 서울 종로구 서울대 병원에 입원해있는 상태다.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측근으로부터 롯데그룹의 검찰수사 상황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상황이지만, 특별한 지시사항이나 입장 표명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위기의 롯데]그룹 존폐 위기에도…뒤틀린 三父子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된 10일 일본어 홈페이지에 게재한 성명.


◆전쟁 속 파열음 내는 장남, 신동주=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번 검찰수사 과정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부터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겪어왔지만, 한국과 일본 롯데 경영진과 주주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한 채 퇴각한 상태였다.


그러나 검찰 수사로 신동빈 회장이 '원롯데' 구축 1년이 채 되지 않아 위기를 겪으면서 재기의 기회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 실제 그는 검찰 수사 이튿날인 11일 자신의 입장을 대변하는 일본어 사이트를 통해 "(검찰 수사는)신 회장 중심의 현 경영체제의 문제점이 표면화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반격의 신호탄을 쐈다. 당장 이달 말에는 신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을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안건의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현지에서 열린다.


일각에서는 이번 검찰의 내사가 신 전 부회장 측이 검찰에 제출한 자료를 기반으로 시작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신 전 부회장이 신 회장, 쓰쿠다 사장, 고바야시 마사모토 한국 롯데캐피탈 대표 등을 업무방해ㆍ재산은닉 혐의로 고소하면서 검찰에 단서를 제공했다는 것. 신 전 부회장 측이 제출한 일본 롯데의 지분구조 및 중국 투자 손실 관련 자료를 근거로 검찰이 롯데의 국부유출, 횡령, 배임, 비자금 조성 등 혐의점을 파악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신 전 부회장 측은 "이번 검찰수사와 관련된 자료를 제출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위기의 롯데]그룹 존폐 위기에도…뒤틀린 三父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귀국 미룬채 日 먼저 챙기는 신동빈= 롯데그룹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지만 신 회장은 외치(外治)에 집중하고 있다. 검찰이 그의 자택과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한지 닷새가 지났지만 그는 여전히 해외에 머물며 글로벌 일정을 소화하는 중이다. 지난 7일 멕시코 칸쿤 국제스키연맹 총회에 참석한 데 이어 14일에는 미국 현지 석유화학 공장 기공식에 참석했던 그는 해당 일정을 마친 뒤에는 일본으로 날아갈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로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본인에 대한 해임안건이 상정 예정인 만큼, 현지 주주들과 경영진들을 대상으로 현재 검찰수사 등 상황을 구체적으로 해명할 기회를 가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주요 계열사의 상장이 불발되고, 해외 인수ㆍ합병(M&A)이 무산될 만큼 그룹이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총수가 지나치게 여유로운 행보를 보이는게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는다. 특히 그의 가신으로 꼽히는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구속된 가운데, '미래 전초기지'로 꼽았던 롯데월드타워의 운영마저 위태로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을것이라는 관측이지 지배적이지만, 대외적으로 긴박하게 상황이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자리를 비운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그의 경영능력과 도덕성이 공개 시험대에 오른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결과가 긍정적일 것 같지 않아 보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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