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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와 특허소송 삼성의 두가지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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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와 특허소송 삼성의 두가지 카드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특허침해 손해배상 소송은 5년 전 시작된 삼성전자·애플 간 '세기의 소송'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시장 상황과 제조사들의 업계 내 위치 등이 확연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25일 화웨이가 자사의 4세대(4G) 통신 네트워크 관련 특허 11건을 침해했다며 미국과 중국에서 각각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해 공식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애플이 2011년 4월15일 미국에서 삼성전자를 특허 침해로 제소하자 엿새 만에 서울중앙지법에서 애플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며 발 빠르게 대응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는 업계 후발주자로서 소송 당사자가 됐던 당시와는 달리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 1위의 자리에서 후발주자가 걸어온 소송에 대응해야 하는 입장이 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는 '합의'와 '강공' 두 가지의 카드가 있다. 합의를 택하게 된다면 가장 큰 요인은 중국시장이다. 화웨이의 승소 가능성이 높은 중국에서 삼성전자가 법적 조치와 그에 따른 중국 내 판매 불이익을 받게 되면, 사업에 차질이 생긴다. 중국은 현재 삼성전자가 가장 공들이고 있는 시장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를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뜨린 후 '크로스 라이선스'를 이끌어 내겠다는 게 화웨이의 의도"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역시 이를 염두에 두고 대응책을 마련 중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두 번째 카드는 '전면전'이다. 화웨이는 삼성전자가 침해한 특허 중 일부가 표준특허라며, 소송 전 화웨이의 협상 시도에 삼성전자가 응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화웨이의 특허가 표준특허인지, 소송에 앞서 원칙에 따른 협상 시도가 있었는지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5년 전 애플은 상용특허 3건, 디자인 4건을 문제 삼았다. 삼성전자가 주장한 애플의 표준특허 침해는 인정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공방이 시작돼 화웨이와의 소송에 에너지를 쏟는 것이 득이 될 것은 없다. 5년 전 애플과의 소송과 가장 다른 점이 이 부분이다.


반면 후발주자인 화웨이는 소송을 통해 난공불락인 미국시장에서 삼성과 대적할 만한 특허를 가졌다는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1억대가 넘는 스마트폰을 판매하며 세계 3위에 오른 화웨이지만 미국시장에서의 점유율은 1% 수준에 그친 바 있다(올해 1분기 기준·카운터포인트 집계).


이에 삼성전자는 화웨이를 한국에서 제소하는 등 전면전 역시 염두에 둔 상태에서 이번 소송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협상으로 마무리 지으면 특허 침해를 인정하는 꼴이 된다"며 "미국과 중국에서의 소송이 불가피하다면 한국, 유럽 등으로의 소송 확대를 통해 화웨이가 만들어 놓은 유리한 판을 바꿔 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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