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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人] 호텔롯데 상장 발목잡은 롯데家 맏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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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수십억원대 로비 의혹 휩싸여

[이슈人] 호텔롯데 상장 발목잡은 롯데家 맏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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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유통업계 대모'로 불리는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이 수십억원대 로비 의혹에 휩싸이며 퇴진 압박을 받고 있다. 롯데그룹의 일선과 이선에서 40여년간 굵직한 사업을 일으킨 장본인이지만, 그의 말로(末路)는 사실 여부를 떠나 '뒷 돈 거래'라는 불명예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신영자 이사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일본 유학길에 오르기 전 혼인한 첫째 부인 고(故) 노순화씨와의 사이에서 낳은 장녀다. 신 총괄회장의 각별한 총애를 받으며 오랜기간 롯데가(家)의 맏딸 역할을 해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배다른 동생이다. 지난해 이들 형제가 내홍을 겪었던 때에도 신동빈 회장의 손을 들며 경영권 분쟁에 마침표를 찍는 데 역할을 했던 그다.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한 건 1973년 부터다. 호텔롯데로 입사한 신 이사장은 1979년 롯데백화점 설립 당시 일선에서 뛰며 관련 사업을 국내 업계 1위 반열에 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1997년에는 롯데쇼핑 총괄 부사장에 올랐고 2005년에는 럭셔리 사업의 상징물 같은 명품관 에비뉴얼 개점의 총책임을 맡기도 했다. 2006년 롯데쇼핑 상장을 앞두고는 신동빈 당시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면서 이선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면세점 사업 만큼은 지속적으로 챙겨왔다. 신 이사장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사장을 역임했고, 당시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해외(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매장을 오픈하는 등 공격적인 확장전략을 주도했다.


면세점 사업에 대한 신 이사장의 영향력은 최근까지도 유효했다. 지난해 면세 사업에 대한 성과를 이유로 호텔롯데로부터 등기이사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인 23억원의 보수를 받았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신 총괄회장이나 사실상 총수인 신 회장(각각 10억원)이 받은 보수보다도 2배 이상 많고, 대외적인 책임자인 송용덕 호텔롯데 대표(약 6억원)와 비교하면 4배에 가까운 액수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지난해의 매출 성장과 준법경영, 윤리경영 문화의 정착에 리더십을 발휘한 점이 고려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로비 의혹은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터졌다. 지난해 100억원대의 불법도박으로 구속수감된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조사하던 검찰의 칼 끝이 화장품사업을 향하면서다. 조사 과정에서 검찰은 정 대표가 브로커를 통해 신 이사장 등 롯데면세점 관계자에게 수십억원대의 로비를 벌이고, 신 이사장 측은 이를 받은 댓가로 네이처리퍼블릭의 면세점 입점과 우호적인 매장 위치 조정 등의 편의를 봐 준 정황을 포착했다. 당초 이달 5일 만기 출소 예정이던 정운호 대표는 6일 재수감됐고, 신영자 이사장은 출국금지 된 가운데 검찰소환을 앞두고 있다. 당초 이달말로 예정됐던 호텔롯데의 상장일정도 발목이 잡힌 상태다.


신 이사장은 8년 전인 2009년 롯데쇼핑 30주년 기념식에서 '30년 근속 수상자'로 호명되며 회사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직원들은 기립박수를 보냈고, 공식적인 자리에서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신 이사장은 그날만큼은 상패를 머리 위로 치켜들고 환하게 웃으며 화답했다.


압수수색까지 진행된 가운데 로비 의혹이 '사실 무근'으로 귀결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는 게 검찰측 설명이다. 유난히 아버지의 신임과 사랑을 받던 롯데가의 장녀, 직원들로부터 진심어린 박수를 받던 안방마님의 모습은 기록으로만 남게 될 공산이 커졌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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