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대상 기업 여신 집중적으로 떠안은 국책은행 부실채권비율 높아져...시중은행보다 5배 높아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산업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1년새 4%포인트나 오른 6.7%로 나타났다. 한국수출입은행도 1.3%포인트 상승한 3.35%로 집계됐다. STX조선해양,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여신을 집중적으로 안고 있는 두 국책은행이 전체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 상승의 원인이 됐다.
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6년 1분기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현황(잠정치)'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총 여신 128조원 중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은 8조6000억원이다. 이를 비율로 환산하면 6.7%로 전년보다 4.04%포인트 오른 수치다. 이는 시중은행의 평균치 1.13%보다 5배나 높은 수준이다. 수출입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3.35%(4조2000억원)를 기록해 지난해보다 1.31%포인트 상승했다.
이에따라 전체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2.67%로 전년보다 0.56%포인트 올랐다.
업종별로는 역시 조선·해운·건설업이 높았다. 조선업의 부실비율은 12.03%였고, 해운업은 11.43%, 건설업은 4.27%였다.
대기업 부실채권 비율이 3월 말 4.07%로 작년 말보다 0.31%포인트 높아졌다. 중소기업은 1.61%로 0.03%포인트 하락했다. 국책은행 외 은행 중에서는 농협의 부실채권 비율이 2.15%로 두드러지게 높았다. 시중은행들의 부실채권비율은 우리(1.38%), 하나(1.24%), 국민(1.08%), 신한(0.86%) 등 1%대 안팎이다.
이에따라 국내은행의 전체 부실채권비율은 1.87%로 전년동기(1.56%) 대비 0.3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주요국가비율을 웃도는 수준으로 미국은 1.54%(지난해말 기준), 일본은 1.53%(지난해 9월 기준)이다. 반면 가계여신 부실은 개선됐다.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36%로 전년(0.48%)보다 0.12%포인트 하락했다.
부실채권의 총액도 15년만에 최대치로 크게 늘어났다. 3월 말 기준 국내 은행권 부실채권 규모는 31조30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조3000억원 증가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6조6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이런 부실채권 규모는 2001년 3월 말(38조1000억원) 이후 15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이재용 금감원 특수은행국 부국장은 "조선업 등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은행권 부실채권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 할 것"이라며 "적정 수준의 충당금을 적립해 손실흡수 능력을 강화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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