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영업정지 6개월 처분 유력
사실상 사망선고…매출 반토막에 브랜드 이미지 타격
전례없는 초유의 사태에 전략마련도 사실상 불가능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롯데홈쇼핑이 '6개월 프라임 타임 영업정지'라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철퇴와 관련,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상 초유의 채널 공백은 당장 매출에 타격을 줄 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정상적인 운영을 어렵게 하는 사실상 사망선고나 다름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지난 13일 미래부로부터 받은 '프라임타임(매출 최고시간대) 6개월 영업정지 처분' 등 시정조치안이 확정될 경우 법원에 이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해당 시정조치안에 대해 협력사의 상황 등을 고려해 선처해 달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미래부 측에 전달한 상황이다.
이번 제재는 앞서 롯데홈쇼핑이 비리 임원 수를 누락했음에도 미래부가 사업을 재승인해준 것에 대해 감사원이 징계를 요구하면서 이뤄졌다. 감사원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채널 재승인 과정에서 비위 임직원 8명 중 2명을 누락해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미래부는 이같은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재승인 허가를 내줬다. 감사원은 이와 관련해 미래부 국장 등 3명에 대해서도 징계 처분을 요구했다.
미래부가 롯데홈쇼핑에 전달한 시정조치안은 오전 8시~11시, 저녁 8시~11시 등 1일 6시간 동안 방송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전체 방송의 25%에 불과한 시간이지만 이 시간대에 롯데홈쇼핑 전체 매출의 50% 이상이 발생한다.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는 1000억원을 웃돈다.
롯데홈쇼핑이 지난해 채널 재승인 과정 조건으로 전체 방송기간 중 65% 이상, 전체 프라임타임 55% 이상을 중소기업 상품으로 편성하겠다고 밝힌 만큼 협력사도 막대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롯데홈쇼핑은 600여개의 납품업체를 두고 있으며 이중 100여곳은 롯데에 단독으로 물건을 공급하고 있다. 단독 거래업체의 경우 영업 통로가 막히는 셈이다.
회복이 힘든 수준으로 기업 이미지가 훼손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영업정지에 따른 방송 공백 동안 채널을 통해서는 아무것도 방송 할 수 없다.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수위의 제재안인 탓에 추가 논의가 필요한 사항이지만, 단색화면에 영업을 정지당한 대략적인 이유를 게재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롯데홈쇼핑 측이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면 공은 법원으로 넘어가게 된다. 가처분신청이 기각된다고 해도 추가 서류를 제출 받고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동안 롯데홈쇼핑은 대응 방안을 마련할 최소한의 시간은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한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미래부의 시정조치안은 일부 시간대의 방송이 끊기는 수준이 아닌, 전체적인 영업이 불가능해지는 정도의 강력한 처분"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부 허가를 받아 사업을 영위하는 통신사업자들의 경우 불법 영업 등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기도 하지만, 이 경우는 대부분의 소비자가 인식하지 못하고 신규가입만 막히는 것"이라면서 "시정조치안이 확정될 경우 협력사와의 거래에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이고 이미지 훼손을 우려한 쇼호스트들의 이탈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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