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中난징에 전장사업 생산법인, 배터리팩 공장 신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LG그룹이 그룹 내 자동차 전장사업들을 중국 난징에 집결시키고 있다. 구본무 ㈜LG 회장이 주요 계열사 사장들과 틈날 때마다 난징을 찾으며 차세대 성장동력인 자동차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어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중국 난징에 자동차 전장부품 생산법인(LGENV)을 설립했다. 자산총액은 48억400만원이다. 그동안 LG전자는 중국과 베트남 등 여러 지역에서 전장부품을 생산해왔으나 전장부품 전문 생산법인을 설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동차 관련 사업에 더욱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LG전자는 같은 지역에 배터리 팩 공장(LGENB)도 설립했다. 약 64억원이 투입됐으며, LG화학에서 생산한 배터리 셀을 패키징하는 작업을 맡게 된다. 앞서 LG화학은 지난해 말 난징에 순수 전기차 5만대 이상에 배터리를 공급할 생산능력을 갖출 공장을 설립했다. 이번에 LG전자가 설립한 배터리 팩 생산법인과는 차로 10분 거리다.
2002년 난징에 생산법인을 설립한 LG디스플레이도 LG그룹의 자동차 관련 사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난징 공장에서 자동차용 디스플레이와 중소형 디스플레이 모듈 작업을 맡고 있다. 자동화된 셀(cell) 공정과 달리 후공정인 모듈화는 수작업이 많아 인건비 부담이 크다. 그런 만큼 패널 생산은 국내에서 하더라도 모듈링 작업은 인건비가 싼 중국에서 처리하는 것이다.
국내 생산법인인 구미에서 디스플레이 셀을 생산하면 선박을 이용해 상하이까지 운송한 후 트럭으로 난징까지 실어 나른다. 경우에 따라서는 소형 선박으로 강을 따라운송한다. 아직까지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LCD(액정표시장치) 뿐이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앞으로 플라스틱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사용한 차량용 디스플레이도 양산할 예정이다. 앞으로 난징에서 작업하는 모듈링 작업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LG의 생산라인이 집결한 중국 난징시 신강 경제개발구는 10여년 전부터 구 회장이 공을 들인 지역이다. 삼성전자가 상하이를 끼고 있는 쑤저우에 대규모 단지를 조성하자 대항마로 구 회장은 난징을 점찍었다. 처음에는 반발도 컸다. 상하이에서 차로 3~4시간 들어가야 하는 내륙 지역에 투자하는 게 위험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구 회장은 주저하지 않았고, 중국 정부의 세제혜택 지원도 이끌어냈다. 교통 상황도 개선되면서 상하이차 등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라인과 가까워지는 지리적인 이점이 생겼다. 이달 초에도 구 회장은 난징시가 위치한 장쑤성장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우리 기업의 중국 생산 기지의 효율적인 운영이 이슈가 되고 있다"며 "LG그룹이 전장 사업들을 한데 묶고 생산법인을 개편하는 것은 그같은 효율화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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