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성수 금천구청장 입양의 날 맞아 대통령표창 받고 입양을 통해 가족과 진짜 사랑을 배울 수 있었다며 오늘이 있기까지 수 많은 눈물과 인내를 보낸 아내에게 감사와 존경 뜻 전해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이 세상에 부모 없이 자라는 아이가 단 한 명도 없는 그 날을 소망한다”
부인과 사이에 아들이 있음에도 딸 셋을 입양해 입양의 날을 맞아 대통령 표창을 받은 차성수 금천구청장(사진)이 본지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우리 사회에 던진 작은 소망이다.
차 구청장은 “축하를 많이 받았는데 감사하고 또 민망한 일이다. 한국입양홍보회 이사로서 입양을 널리 알리는데 더 많은 역할을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며 “특히 우리 가족 모습을 보고 입양을 결심한 제자들, 지인들 그리고 직원이 있어 참 보람되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가 입양을 하게 된 계기는 단순하게 출발했다. 그는 “젊은 시절 우리 부부는 언젠가 아이를 입양해 든든한 부모가 돼 주자는 약속을 한 적이 있었다”며 “나름대로 우리 사회 변화를 위해 젊음을 보내고 나중에는 한 사람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일을 해보자는 것이었다”고 소개했다.
아들이 대학생이 되고 나니 마음의 여유가 생겼고 때마침 TV에서 ‘입양을 기다리는 아이들’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고 바로 결심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맨 먼저 막내딸을 입양해 적응하고 나니 한 가지 걱정이 생겼다. 우리야 어른이어서 감당해낼 여력이 있지만 입양아를 바라보는 세상의 편견과 선입견에 맞서기에 딸아이 혼자는 너무 약하고 외로울 것 같았다. 그렇게 막내와 같은 보육원에서 자란 큰 딸을 맞이하게 됐다. 또 방학 때마다 보육원 아이들을 데려와 ‘가정체험행사’를 진행했는데 우리집으로 가정체험을 하러 오던 둘째딸이 “여기서 함께 살면 안 되겠냐”고 먼저 용기를 내어주었고 어려운 과정이 있었지만 결국 우리 둘째딸이 됐다.
그러나 아이들을 입양하면서 어려움도 있었다고 전했다. 처음 맞이했던 막내가 집에 와서 처음 몇 달 간은 밥도 혼자 먹고 떼쓰지도 않고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말을 너무 잘 들었다. 밥 먹고 나면 “잘 먹었습니다” 인사도 하고.. 사실 남의 집에 온 손님 같은 행동이었다.
거기에 더해 남자 어른이 눈에 익지 않았던지 아빠인 나와 친해지기가 쉽지 않았는데 나를 보면 질색을 하고 울기만 했었다.
그러나 막내가 집으로 온지 100일 쯤 됐을 때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어갔고, 부산에서 돌아온 날 “아빠” 하며 달려와 처음으로 나의 품에 안겼다. 그 날의 감동이란 정말 이 세상 마지막까지 잊지 못할 뜨거움과 벅참.. 지금도 그 기운으로 살아간다고 말했다.
차 구청장은 “우리 딸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진짜 가족’과 ‘사랑’을 배웠다”고 전했다. 처음 막내를 입양하면서 ‘가족은 혈연만이 아니다’라는 것을. 두 번째로 적응이 쉽지 않았던 큰 딸을 맞이하면서 지난한 과정을 거치며 ‘사랑은 인내’라는 것을.세 번째로 둘째딸을 맞이하면서 생모가 친권을 포기하지 않았었기에 언제든 원하면 돌려보내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설득했다.
그러나 차 구청장은 “입양이 ‘특별한 사람들’의 ‘특별한 선택’, ‘특별한 만남’이 돼 버리면 외롭게 커갈 아이들이 더 많아진 것이 안타깝다”며 “많은 분들이 그렇게 ‘특별한 편견’을 가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차성수 구청장은 “이 상은 사실은 아내가 받아야 할 상”이라며 “우리 가족의 오늘이 있기까지 수없이 많은 눈물을 흘린 아내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고 인터뷰를 맺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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