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년 내 빈곤의 늪 다시 빠진다" 암울한 전망

中 저명 금융학자, "3년 내 빈곤화 눈사태 맞는다"
부동산시장 거품 붕괴, 다단계 금융 사기 확산, 위안화 가치 하락, 증시 폭락 등 4가지 근거 제시
"물은 배를 띄울 수 있지만 한순간에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 경고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중국이 다시 빈곤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내부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 중국의 저명한 금융학자이자 전 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 이센룽 연구원은 앞으로 3년 내 중국에 전례 없는 빈곤화가 닥칠 것이라며 4가지 근거를 들었다고 중국 경제 매체 신랑재경(新浪財經)이 최근 보도했다.

이 연구원은 중국 경제를 위협하는 잠재 요소로 부동산시장 버블, 다단계 금융 사기, 위안화 가치 하락, 주식시장 폭락 등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부동산시장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는 게 그의 견해다.

이 연구원은 "중국인들이 부동산 투자를 통해 막대한 부를 쌓았지만 대다수가 은행 대출을 끼고 있어 거품이 꺼지는 순간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물은 배를 띄울 수 있지만 한순간에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 1분기 중국의 주택담보 대출 규모는 1조5000억위안(약 270조원)을 넘었다. 은행 레버리지를 활용한 부동산 투자를 할 수 없었더라면 중국인들은 여전히 궁핍했을 것이란 얘기다.

이 연구원은 "중국의 일선 도시 집값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인데 상당 부분이 과대평가를 받고 있다"며 "부동산시장의 거품이 걷어지면 높은 레버리지를 이용한 투자자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중국인의 자산 중 80%가 부동산이라는 걸 고려하면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올해 초 불거졌던 9조원대 폰지 사기 사건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연간 두 자릿수의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유혹에 속은 오갈 데 없는 중·노년층의 부동 자금이 금융권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어서다.

시중 은행 금리보다 조금 높은 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P2P(개인 간) 산업은 온라인 금융 플랫폼을 등에 업고 한 때 급성장했지만 명확한 법적 규제가 없고 관리 감독이 엄격하지 않아 불법 자금 조성과 금융 사기의 온상이 됐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원은 또 위안화 가치의 점진적인 하락은 중국인의 자산 가치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봤다. 그는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 하락은 물론 중국 정부가 경제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은행 대출을 지나치게 늘리거나 방관할 경우에도 위안화 가치는 상대적으로 절하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마지막으로 지난해와 올 초 겪었던 중국 증시의 폭락 사태는 재발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중국 증시 패닉 사건은 위안화 환율의 극심한 변동은 물론 경제 성장률 하락, 중국인의 소득 감소에까지 연쇄적인 영향을 미친 주범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