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연구팀 내놓아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DNA 활성을 조절할 수 있는 스위치가 개발됐다.
카이스트(KAIST, 총장 강성모) 생명화학공학과 박현규 교수 연구팀이 스위치를 켜고 끄듯이 DNA 내부의 핵산중합효소 활성을 조절하는 기술을 내놓았다. 이번 기술은 수은, 은 등의 금속이온을 스위치로 사용해 DNA 압타머를 조절함으로써 DNA 압타머와 결합돼 있는 핵산중합효소의 활성을 조절하는 원리이다.
압타머는 저분자 화학물로부터 단백질까지 다양한 종류의 표적물질에 높은 친화성과 특이성을 가지고 결합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지는 작은 단일가닥의 핵산 조각을 말한다.
핵산과 금속이온의 상호작용은 중금속 이온에 의한 유전자 변이과정의 해석을 위한 실마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급속히 시장이 증가하고 있는 유전자 진단 분야에서 필수적 유전자 증폭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핵산과 금속이온의 상호작용을 이용해 효소 활성을 조절하는 여러 연구들이 수행되고 있다. 금속이온에 의해 반응이 진행되고 나면 다시 반응을 되돌릴 수 없어 가역적으로 시스템을 구현해야 하는 분자스위치, 논리게이트 등에 사용이 어렵다는 한계를 갖는다.
핵산중합효소는 핵산의 복제를 돕는 효소로 DNA 압타머와 결합해 있는 상태로는 별다른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 특정 외부적 자극을 통해 DNA 압타머를 조절해 핵산중합효소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핵산중합효소와 상호작용을 하는 DNA 압타머가 특정 금속이온에 반응하도록 염기서열을 조작했다. 수은과 은 등의 금속이온을 도입해 핵산중합효소와 DNA 압타머의 결합을 조절함으로써 중합효소의 활성을 조절 가능하게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기반으로 금속이온에 의해 시스템을 조절할 수 있는 분자 수준의 스위치를 개발했다. 기존 기술의 한계였던 비가역성 문제를 해결해 핵산중합효소의 활성을 가역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향후 DNA기반의 분자회로와 신호전달체계의 원천기술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기술은 중합효소 외에 다양한 효소 활성의 가역적 조절에 응용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다양한 분자 스위치의 개발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영국왕립화학회가 발행하는 '케미컬커뮤니케이션(Chemical communications)' 4월호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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