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원 인턴기자] 최근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수법으로 대출사기형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 3680건 중 79.7%에 해당하는 2932건이 대출사기형인 것으로 분석됐다.
기존 보이스피싱의 주요 수법은 국가 기관을 사칭하는 ‘기관사칭형’이었는데, 최근 들어 신용등급을 올려 대출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꾀는 방식(대출사기형)으로 바뀌고 있다는 게 경찰청의 설명이다.
대출사기형은 사전에 입수한 개인정보를 보고 대부업체를 사칭해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고 해 수수료 등을 명목으로 돈을 받아내는 행태다. 이들은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을 골라 범행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속아 넘어가는 사람이 많은 것이 특징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권은 이 같은 보이스피싱 피해를 방지하고자 100만원 이상 이체 시 30분간 인출이 지연되는 ‘지연인출제’를 도입했지만, 대출사기형 보이스피싱을 막는 데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대출사기형 보이스피싱 피해는 40대 남성에게서 많이 발생했는데, 이는 생활 및 사업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뿐 아니라 30대 25.2%, 50대 24.8% 등 주요 경제활동 연령층이 피해 대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금융회사에서 전화나 문자로 대출을 권유하는 경우 일단 보이스피싱으로 의심해 볼 일”이라고 당부하면서 “해당 금융사 대표번호로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원 인턴기자 iamjaewon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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