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참패하면서 박근혜 정부가 그간 추진해온 핵심국정과제는 줄줄이 제동이 걸리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총선 직후 '노동개혁'을 언급하며 4대 구조개혁과 경제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변함없는 최대 국정과제임을 강조했으나, 난관이 예상된다.
정부는 먼저 이달 말 청년여성일자리 대책을 내놓는다. 당초 지난달 발표 예정이었으나 총선에 미칠 영향 등을 감안해 총선 이후로 연기된 대책이다. 하지만 작년 7월 청년고용절벽 대책을 발표한 지 불과 8개월만에 내놓는 대책에 얼마나 실효성 있는 방안이 담길 것인지 여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앞서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던 청년구직수당 지급 등에 대해서도 부정적 의견이 잇따르는 상태다.
고용노동부 고위 관계자는 "모든 일자리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효율화하겠다는 방침"이라면서도 "청년 대책을 내놓은 지 몇달되지 않은 상태다보니, 대책 마련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총선결과가 일자리 창출 등 각종 경제활성화 대책이 2030세대의 피부에 와 닿지 않으며 경제심판론이 확산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정부가 내놓는 정책궤도도 다소 수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야당의 주장처럼 대기업에 대한 규제나 일자리 창출, 복지 등에 대한 중요도가 강조될 수 있다.
노동개혁 입법도 더욱 어려워졌다. 당초 정부는 4·13 총선이 끝나면 기간제법·파견법ㆍ근로기준법ㆍ고용보험법ㆍ산재보험법 등 이른바 노동개혁 5대 법안의 입법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여야 간 이견이 워낙 큰 사안인데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의석 수 과반 확보에 실패하며 상황은 복잡해졌다. 새롭게 원내교섭단체로 진입한 국민의 당도 기간제법과 파견법에 대한 공식적인 반대의사를 밝힌 상태다.
핵심은 기간제법과 파견법이다. 기간제법은 기간제근로자(비정규직)의 사용기간을 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것이 내용으로, 지난해 야당과 노동계의 반발로 인해 논의 대상에서 제외됐다가 이번 새누리당의 총선 공약에 다시 담겼다. 파견법은 55세 이상 근로자와 용접·금형 등 뿌리산업에 파견근로를 허용하는 내용이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일자리를 확대하고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줄이기 위해서 입법이 시급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야당은 "파견과 비정규직을 양산할 것"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20대 국회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여야의 극적 합의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더욱이 국회가 출범을 하더라도 여야간 원구성 등에 상당 시일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본격적인 법안 논의는 10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연내 법안 통과는 사실상 물건너 간 셈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노동시장 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들을 흔들림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입법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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