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재팬 PB 상품 매출 늘며 시장 확대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지난 2010년부터 시작된 일본의 편의점 시장 확대는 자체라벨(PB) 상품 매출의 고성장에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유정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11일 "일본 세븐일레븐은 최근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일본의 아베노믹스 효과에서 비롯된 소비 회복 훈풍 영향도 있지만, PB 상품 매출이 가장 큰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유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세븐일레븐 재팬의 지난 2004~2009년 평균 성장률은 2.7%에 불과했지만, 2010~2014년 성장률은 6.6%로 두 배 이상 뛰었다.
그는 "지난 2007년 가격과 품질에 민감한 여성 및 고령층의 소비자군을 위해 좀 더 세분화해서 만든 '세븐 프리미엄'을 출시했고, 2009년 '세븐골드'를 출시했다. 세븐 프리미엄은 품질은 일반 제품과 동일하거나 상위, 가격은 20~30% 저렴한 제품군을 말하고 세븐골드는 프리미엄 대비 품질은 고급이지만 합리적인 가격대를 내세운 제품군을 일컫는다.
상기 2개 브랜드의 매출비중은 2012년 14%에서 2014년 20%까지 상승했는데 전체 PB 매출 비중이 40% 가량임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프리미엄 PB 매출 호조는 기존점 성장율과 매출총이익률 상승을 견인했다. 세븐일레븐재팬의 기존점 성장률은 2003~2009년까지 평균 -1.4%에 불과했으나 2010년에 +2.2%로 전환한 이후 최근 5년간 평균 3%를 기록 중이다. 기존점 성장률의 회복으로 2010년 이전 30%에 머물렀던 매출총이익률도 2014년에 31.4%로 개선됐다.
유 애널리스트는 "PB상품은 매출총이익률이 높아 수익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데다, 타 브랜드와 차별성을 부각시켜 집객에 매우 효과적"이라면서 "세븐일레븐의 프리미엄 PB의 매출 호조로 하위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MS)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2009년 세븐일레븐의 시장 점유율은 35%였으나 2014년 41%까지 상승한데 비해 하위 업체의 MS는 같은 기간 15.8%에서 6.4%까지 추락했다"면서 "같은 기간 후발 업체들도 PB 개발에 주력했으나 맛과 새로운 MD로 이미 고객을 확보한 선두 브랜드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PB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세븐일레븐 재팬의 PB 혁신의 대표적 사례도 현재 국내 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도시락과 커피를 꼽았다. 편의점 도시락이 포함된 신선식품 매출 비중은 세븐일레븐 재팬의 경우 29%에 달해, 국내 5~7% 대비 매우 높다. 100엔커피로 유명한 '세븐카페' 커피는 출시 1년만인 지난해 2월 총4억5000만잔 이상이 팔렸다.
그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음식문화는 이질적인 면이 많지만, 국내 시장에 도시락이 소개된 것이 고작 4년, 본격적인 출시는 2년밖에 되지 않았다"면서 "신선식품 매출 비중도 성장가능성이 충분하며, 최근 품질이 꾸준히 개선돼 국내 도시락 시장의 점진적 확대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출시 초기 년만 해도 편의점 업체당 일평균 약 1000개 미만 팔리던 도시락이 현재 8만개 이상 팔리는 상황에서 결국은 편의점 도시락 취식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 형성이 중요하다"면서 "시장 성장에 다소 제약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1인 가구 증가와 품질 개선에 따른 수요 증가로 도시락 매출은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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