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다각화·비상판매체제 등으로 최대 실적 달성
금융부채 15.8조 줄이면서 임대주택 공급은 확대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서민 주거 안정과 부채 감축.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앞에 놓인 최대 과제다. 하지만 이 두 가지가 공존하기는 쉽지 않다. 임대주택을 공급하면 할수록 부채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LH는 사업방식 다각화와 비상판매체제, 임금피크제 등을 도입해 최근 2년간 금융부채 15조8000억원 감축, 공기업 혁신아이콘으로 떠오르며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때 부실공기업으로 불리던 LH가 이처럼 과감한 변신을 할 수 있었던 건 무엇보다 직원들의 절박함이 컸기 때문이다.
100조원이 넘어선 금융부채가 발목을 잡고 있는 한 임대주택 건설·관리, 택지·산업단지 조성·공급 등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없다. 이에 부채감축을 위해 비상판매체제를 구축하는 등 판매에 모든 역량을 결집했다. 공기업 최초로 판매성과 경쟁체제인 판매목표관리제를 도입했다.
그 결과 LH는 최근 3년간 77조6000억원이라는 판매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토지·주택 판매 28조3000억원, 대금회수 24조8000억원으로 창립 이후 최대 판매실적을 거뒀다. 실적 개선에 힘입어 2013년 105조7000억원에 달했던 부채는 지난해 89조9000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세계 3대 국제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준시장형 공기업 중 유일하게 'AA' 등급을 받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내수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외 경기 불안 요인이 가중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재정 조기집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LH의 재정집행 규모는 연간 13조8000억원으로 공공기관 전체 재정 집행액인 49조5000억원의 28%에 달한다.
LH는 조기집행을 하면서 그 효과가 중소규모 기업에도 미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H 관계자는 "전국 사업장의 공사대금·임금 체불 실태를 수시로 점검하면서 집행한 돈이 대기업을 통해 중소기업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H의 혁신은 현재진행형이다. 지자체·민간과 협력해 자본은 적게 투입하고 효과는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박상우 LH 사장은 "앞으로는 독점적 사업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주체와 협력하고 전략적으로 제휴해야 한다"면서 "민간과의 공동사업모델도 지속 발전시키고 현재 추진 중인 사업방식 다각화를 더욱 고도화 해 민간과 이익 뿐 아니라 리스크도 공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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