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유승민, 류성걸·권은희와 사실상 연대…복당 여부 관건
신박도 당권 놓고 세력화 가능성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4ㆍ13총선 이후 여야 각당의 신(新)계파 출현이 점쳐지고 있다. 19대 총선 이후 여당의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계,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친노(친노무현)과 비노(비노무현)계 구도에 또 다시 회오리바람이 불면서 합종연횡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거물 정치인의 귀환과 대권주자들의 행보, 당권을 노리는 중진 의원들의 야심 등이 계파 형성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어서 총선 이후 정국은 더욱 숨가쁘게 돌아갈 전망이다.
새누리당에서는 현재 친박과 비박의 양대 계파가 세분화되거나 새로운 계파가 출현할 가능성이 높다. 총선 이후에는 곧바로 대선 국면으로 접어드는 만큼 차기 주자를 중심으로 세력이 재편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여당 새 계파 가운데 단연 관심을 끄는 인물은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이다. 유 의원은 지난해 원내대표를 맡았을 때만해도 대구ㆍ경북(TK)에서 잘나가는 의원 정도로 인식이 됐다. 하지만 이번 20대 총선 공천에서 측근으로 분류되는 류성걸(대구 동갑), 권은희(대구 북갑), 김희국(대구 동ㆍ남) 이종훈(경기 성남 분당갑) 의원 등이 한꺼번에 공천배제되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각을 세운 의원'이라는 인식을 확고히 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유 의원 공천 결정이 늘어지면서 결과적으로 유 의원의 정치적 입지만 키운 셈이 됐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이 대구 동을에서 후보를 무공천하면서 위협적인 경쟁후보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다만 계파 형성을 위해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류, 권 의원의 생존과 복당이 필수적이다. 유 의원은 이와 관련해 인근 지역구에 지원유세를 가겠다고 밝힌 상태다.
복당은 유동적이다. 원유철 원내대표,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 등 친박계가 반대하고 있어 20대 국회 출범 이후 당내 갈등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크다.
복당이 안되더라도 외부에서 세력을 형성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정의화 국회의장이 친정으로 돌아가지 않고 정치결사체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힌 점은 유 의원 행보에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는 세분화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우세하다. 당권을 놓고 친박과 비박계가 첨예하게 맞설 것으로 예상돼 친박계 중에서도 색깔이 옅은 인물이 호응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박(새로운 친박)계로 분류되는 원유철 원내대표가 힘을 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원 원내대표가 기존 친박과 차별화를 꾀한다면 당권 도전에서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차기 대권주자들의 세력 형성이 새로운 계파 만들기로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각각 서울 종로와 대구 수성갑에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이들의 생환 여부에 따라 당내 역학관계는 또 다시 달라지게 된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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