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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성장률 2%P 끌어올릴 히든카드, 여성 인력 끌어안기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인도 내 기업들, 그 중에서도 특히 다국적 회사와 정보기술(IT) 업체가 여성 인력을 붙잡아두기 위해 아이디어 짜내기에 여념이 없다. '시어머니 직장으로 초대하기', '아이와 함께 출장 가기', '장기 유급 육아 휴직', '주간 돌봄 보조' 등이 바로 그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인도 정부가 의무 유급 육아 휴직 기간을 6.5개월로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이것이 현실화할 경우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장기 의무 유급 육아 휴직 기간이다. 이미 상당수 기업이 유급 육아 휴직 기간을 시험적으로 연장하고 있다.

인도 여성들의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가정이 부유해지면서 인도 전체 노동인력 중 여성 비율은 꾸준히 줄어 이제 신흥국 가운데서도 최하위권에 속한다. 이는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인도 정부의 문제는 다른 나라들보다 자그마치 2%포인트 높은 경제성장률을 공약했다는 점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매킨지는 노동인력에서 여성 비율이 현 수준으로만 유지돼도 오는 2025년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은 지금보다 60%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공공정책을 가르치는 로히니 판데 교수는 "여성이 인도 노동시장에 더 많이 유입돼 머문다면 인도의 GDP 성장률은 더 올라갈 것"이라며 "인도 여성들도 일하고 싶어한다"고 진단했다.


"시어머니, 며느리 직장 구경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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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기업과 정부가 여성 인력을 붙들어놓으려면 제도적 장치부터 마련해야 한다. 가부장 사회인 인도에서 시어머니는 직장 다니는 며느리에게 직장을 그만두고 남편과 가족이나 돌보라며 압박하곤 한다. 이에 제너럴 일렉트릭(GE) 인도 지사의 보건의료 사업부는 자사 여성 엔지니어들의 시어머니들을 초대하기 시작했다.


GE의 남아시아 담당 입시타 다스굽타 최고영업책임자(CCO)는 "시어머니 초대 프로그램의 효과가 놀라울 정도"라며 "며느리가 직장에서 일하는 것을 보고 돌아간 시어머니는 아들에게 '며느리가 회사에서 중요한 일을 하니 아침은 네가 차려'라고 말하곤 한다"고 들려줬다.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카르나타카주(州) 벵갈루루에 자리잡은 임시직 인력 송출 업체 팀리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여성 직원이 5세 미만 자녀와 함께 출근하는 데 드는 비용, 출장시 집에 남겨진 여성 직원의 아이를 돌보는 비용도 부담한다. 팀리스의 전체 인력 1100명 가운데 여성은 40%에 이른다.


팀리스의 리투파르나 차크라보르티 수석 부사장은 "추가 비용을 부담하는 게 결혼이나 육아 때문에 유능한 여성 인력을 잃는 것보다 낫다"고 말했다.


인도 최대 전자결제 서비스 업체 페이TM 모바일 솔루션스는 다음달 재택 육아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HCL 테크놀로지스는 여성 직원들이 가사와 직장 일 사이에서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시티그룹은 인도 직원들에게만 연간 13만2000루피(약 230만원)의 육아 보조비를 지급한다.


인도 여성들은 으레 일보다 남편을 우선한다. 그러나 시티그룹의 아누란지타 쿠마르 남아시아 담당 최고인적자원책임자(CPO)는 "인도 여성들의 인식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 여성들이 보기 드물게 최고위직까지 진출한 영역 가운데 하나가 금융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지난해 '세계 성(性)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는 조사대상 145개국 중 짐바브웨ㆍ브루나이보다 못한 108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스테이트 뱅크 오브 인디아(SBI), ICICI 등 인도에서 내로라하는 은행 네 곳의 총재가 여성이다.


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 유수(油水)분리기 제조 업체 머서 인터내셔널의 자체 분석 결과 기술 부문에서 신입 인력 중 여성 비율이 40%다. 하지만 중간관리층으로 올라가면 여성 비율은 20%, 임원직의 경우 10%로 떨어진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인도 여성들의 노동참여율은 2005년 37%로 정점을 찍었다 2014년 27%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미국 여성들의 경우 58%에서 56%로 큰 변화가 없었다.


2014년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는 상장 기업 이사회에 적어도 한 명의 여성을 앉히도록 못 박았다. 그러나 상당수 상장 기업이 여성을 이사직에 앉히려 해도 경험 많은 여성 찾기가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팀리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여성이 혼자서도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인도 정부가 거리 치안을 강화하고 노동법을 간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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