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 대상에 오른 북한 선박들의 입항을 거부하는 등 대북제재 결의안 이행에 착수했다.
필리핀과 중국에 이어 러시아도 제재 대상에 오른 북한 선박의 입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 이행도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중국 산둥(山東)성 르자오(日照)항 관계자는 8일 북한 화물선 '그랜드 카로'가 며칠 전 입항하려고 했지만 정박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랜드 카로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 목록에 오른 북한 해운사인 해운관리회사(OMM) 소속 선박 31척 가운데 하나다.
입항을 거부당한 그랜드 카로는 현재 르자오 항구에서 35㎞ 떨어진 곳에 머물고 있다.
이 화물선은 선박이 가라앉지 않고 실을 수 있는 무게 6593 DWT(재화중량톤수)로 홍콩에 등록된 해운사인 '위안야오'사의 소유로 돼 있다. 운영은 역시 홍콩 등록 회사인 '아오양 마린'사가 하고 있다. 민간 선박 정보웹사이트에 따르면 '그랜드 카로'의 선적은 캄보디아로 돼 있다.
또한 블랙리스트에 오른 선박 가운데 2척도 중국 항구에 들어가지 못하고 북한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퍼스트 글림'호(이전 선박명 '던라이트호')는 이날까지 상하이(上海) 인근 양쯔강 어귀 바깥쪽에 머무르다가 북한 원산으로 귀항했다. '에버 브라이트 88'호도 중국 바다에 정박하고 난 뒤 북한으로 향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는 북한 해운사인 '원양해운관리회사' 소속 선박 31척의 명칭과 국제해사기구(IMO) 등록번호를 부속서에 명시하고 이들 선박을 자산동결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결의안은 북한 해운사인 OMM이 제재를 피하려고 선박이름을 바꾼 채 화물선을 운항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제사회에서 지금까지 입항을 거부당하거나 몰수된 북한 선박은 최소 6∼7척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제재 대상인 북한 선박 31척 가운데 상당수가 추적을 피하려고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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