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마이너스 금리의 효과가 점차 나타나고 있으며, 주요 국가의 중앙은행 총재들도 마이너스 금리에 반대 의사를 표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7일 도쿄에서 열린 요미우리 국제경제 간담회에서 '마이너스 금리와 양적·질적 금융완화 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인해) 금리 하락 효과가 이미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BOJ의 완화정책이) 더 이상 확장되는 것은 한계라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완전히 불식됐다"고 말했다.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둘러싸고 점차 커지고 있는 회의적인 목소리에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구로다 총재는 금리 하락과 추가완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다른 조건이 일정해지면, (마이너스 금리는) 자산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주가 상승과 엔화 가치 하락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너스 금리에 대해 각국 중앙은행들도 반대의견을 표하지 않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구로다 총재는 "지난달 말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대한 반대론이나 반대의견은 없었다"고 말했다. 세계 경제의 현황에 대해서는 "리먼 쇼크 직후와 같은 위기상황은 아니"라며 "신흥국을 포함, 세계 전체의 성장률은 향후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도입으로 인해 기업 자금조달이 더욱 촉진되고 있으며, 채권 시장에서의 발행 금리가 하락해 앞으로 기업들의 사채 발행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로다 총재는 "기업들 사이에서 예금이나 내부 유보를 설비 투자로 돌리려는 움직임도 적극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적·질적 금융완화의 효과로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로다 총재는 "양적·질적 금융완화가 경제와 물가에 영향을 미친 지난 3년간, 일본 경제는 디플레이션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증명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양적·질적 금융완화가 모기지 금리 인하를 촉발시켜 가계의 주택 투자에도 긍정적 영향을 줬다고 주장했다.
단 구로다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가 금융기관에 미치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그는 "금리 전반이 하락하면서 금융기관의 수익이 하락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고객의 현금인출 가능성을 감안하면 예금금리를 마이너스로 내리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