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대학생의 주거문제가 사회적으로 관심을 끈 건 근래의 일이다. 충분한 지원을 받는지와는 별개로, 저소득ㆍ노인가구의 경우 제도적 지원근거가 뚜렷한 반면 대학생은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5, 6년 전부터 대학생 주거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을 내놓는 이유는 그만큼 대학생의 주거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대학생의 경우 월 소득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사회진출을 준비하면서 부모의 지원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적잖은 수준이다. 서울의 경우 대학 기숙사의 수용률이 10%대 초반에 불과한 데다 최근 들어선 대학 기숙사 역시 민자형태로 설립돼 부담이 높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대학생이라면 집을 고를 때도 비용이 가장 고민이다. 민간 임대주택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시SH공사와 같이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임대주택 혹은 지원제도를 권하는 것도 그래서다. 지역이나 물량이 제한적이고 절차가 다소 복잡하나 부담이 적은 데다 일정한 기간 거주가 가능해 항상 찾는 사람이 많다.
SH공사는 4일부터 '희망하우징'이라 불리는 대학생 전용 임대주택을 선착순으로 받고 있다. SH공사에서 매입했거나 지은 다가구ㆍ다세대주택, 원룸형 임대주택으로 앞서 지난 1월 신입생을 대상으로 먼저 신청을 받았다. 임대보증금 100만원에 월 임대료는 적은 곳은 6만원이 채 안되며 비싼 곳도 16만원선이다.
다가구형주택은 등촌동ㆍ쌍문동ㆍ역촌동 등 서울 곳곳에 있으며 원룸형은 태릉입구역 인근(공릉동 657-7)이나 가좌역 인근(연남동 487-35), 국민대 인근(정릉동 380-3) 등에 있다. 서울에 있는 대학을 다니면서 일정 소득 이하면 신청 가능하다.
LH가 2011년 시작한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은 올해 5000가구로 지난해보다 1000가구 늘었다. 소득이 적은 학생이 직접 집을 알아본 후 주택소유주와 LH가 전세계약을 맺고 이후 다시 재임대하는 방식이다. 절차가 복잡해 집주인들이 꺼린다는 지적을 받지만 보증금을 최대 7500만원(서울 기준)까지 지원받고 10만원 초반대 월세만 부담하면 돼 전국 각지에서 경쟁이 치열하다.
행복주택 입주자 모집도 이달 중 예고돼 있다. 서울 가좌역ㆍ인천 주안역ㆍ대구혁신도시에서 총 1600여가구를 모집하며 올해부터는 대학 재학생이 아닌 취업준비생이나 석사 대학원생, 결혼한 대학생도 입주할 수 있게 됐다. 교통여건이 좋은 곳에 지으며 주변 시세보다 최대 40% 싼 만큼 관심있는 지역에 있다면 모집정보를, 없더라도 향후 공급여부를 틈틈이 확인하는 게 좋다. 정부나 지자체에서도 당분간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리모델링형 사회주택 공급계획에 따라 오래된 고시원이나 모텔, 빈 사무실을 고쳐 싼 값에 월세로 쓸 수 있는 방안도 다양해질 전망이다. 앞서 서울 내 자치구별로 수요를 조사한 결과 성동구와 서대문구에서 각각 모텔, 고시원 한곳씩 제안이 있었다.
시는 올해 400실을 시범적으로 선보인 후 내년부터는 2000실로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조례를 개정해 민간사업자까지 가세할 경우 보다 일찍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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