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대내외 각종 변수에 흔들리던 환율이 '정책의 달'인 3월을 맞으면서 어떤 방향성을 보여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각국의 정책이벤트를 앞두고 대내 불안요인이 함께 작용하면서 환율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오전 10시30분 현재 전장대비 2.25원 내린 1234.45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 29일 원·달러환율은 장중 1244.7원까지 오르며 5년8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과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등 대외요인이 작용하는 상황에서 북한리스크가 더해지며 원화가 큰 폭으로 절하됐다.
주요 아시아 신흥국 시장 내에서 원화는 달러대비 가장 큰 폭으로 절하됐다. 원화는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지난해 말 대비 5.31% 절하됐다. 같은 기간 위안화는 0.73%, 필리핀 페소 1.33%, 인도 루피화 3.51%, 대만달러 0.82%, 홍콩달러는 0.33% 절하됐다.
다른 신흥국보다 유독 원화의 절하폭이 큰 것은 대내외 불안요인이 한꺼번에 작용하면서 불안심리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유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추가 통화완화책이 기대되고 있지만 국내 외환시장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불거진 지정학적 리스크가 점차 확대되며 중장기적 불안요인으로 남아있다"며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환율 상승압력은 한동안 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3일부터 개최되는 중국 양회(兩會)를 시작으로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10일), 미국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15일)까지 대형이벤트가 연달아 개최되면서 환율 변동성이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경계감과 중국 경기둔화 우려, 북한리스크가 작용하면서 원·달러환율은 변동성이 커지며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다만 정부와 한국은행의 외환개입 경계감에 따라 상승속도는 일부 늦춰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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