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인하 반영 할인해줬는데…환급해달라니 당황스럽다"(수입차 관계자)
"가격이 제대로 반영됐는지 의심스럽다…반드시 돌려받겠다(수입차 구매 A 고객)
이달 초 정부가 한달만에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을 부활시키면서 '환급' 여부를 놓고 수입차 업체와 차량 구매 고객들간의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양측 모두 혼란스럽다는 입장이다. 수입차 업체들은 '이중 할인'이라며 반발하고 있고 소비자들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 환급해주는 국산차 업체는 '봉'인가=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폭스바겐, 볼보, 재규어랜드로버 등 일부 수입차 업체들은 개소세 환급 불가 방침을 정했다. 반면 현대기아차, 쌍용차, 한국GM, 르노삼성 등 국산차 업체는 모두 올 1월 판매분에 대한 개소세 환급 차액을 고객에게 돌려준다.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워하는 이유다. 지난달에 벤츠를 구입한 한 소비자는 "수입차만 못돌려준다는 게 이해가 안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입차 업체들은 지난달에도 자체적으로 개소세 인하분을 연장 적용해 할인 판매했기 때문에 환급을 하면 이중 할인이 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국산차 업체들도 수입차 업체들처럼 지난달 차값을 깎아주는 할인판촉을 진행했다.
수입차 업체들은 국산차와 과세방식이 다른 점이 차이라고 설명한다. 볼보 관계자는 "수입차의 경우 통관시 개소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12월에 개소세 인하를 적용받아 통관된 차량을 1월에 판매하면서 이미 1월에 환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수입차 업체들 입장에서는 차를 수입하는 수입원가에 세금이 붙는데 지난해 12월 3.5%의 개소세율보다 1.5%포인트 오른 5%의 세금을 내고 1월에 비싸게 차를 들여왔지만 개소세 인하 당시와 같은 가격으로 차를 판매해 환급해줄 수 없다는 주장이다.
◆ 개소세 인하분 제대로 반영됐나= 이같은 수입차 업체들의 주장에 소비자들은 개소세 인하분이 가격에 제대로 반영됐는지 의심스럽다는 반응이다.
수입차 업체들은 지난달에 소비자들에게 차량을 판매할 때 개소세 인하를 연장해 할인된 가격이라고 명확히 고지했다고 하지만 개소세 인하 때문인지 일반적인 프로모션인지 몰랐던 고객들도 일부 있다. 문제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개소세 인하분이 가격에 제대로 반영됐는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국산차는 제조사 마진이 포함된 공장도 가격에 개소세와 교육세(개소세의 30%), 부가가치세(10%)가 붙어서 소비자 판매가격이 결정된다. 반면 수입차는 통관가격에 개소세와 교육세를 합한 '소비자 공급가액'에 업체ㆍ딜러 마진, 부가세가 붙어서 정한다. 수입차들은 통관가격을 공개하지 않는다.
수입차 구매 고객 A씨는 "수입차 업체가 1월 마케팅을 하면서 적용한 총 할인금액에 개소세 인하분이 얼마나 포함됐는지 정확히 알지도 못할 뿐더러 제대로 할인받았는지도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개소세 환급 불가 방침을 정한 수입차 업체들의 차량을 지난달에 구입한 소비자가 1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소송 또는 불매운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수입차 업체들이 환급 불가 방침을 그대로 고수할 경우 거센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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