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23일 "입법이 지연되면 그 기간만큼만 청년고용의 어려움이 연기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노동개혁 4대 입법 통과를 촉구했다. 일부 정치권에서 파견법을 제외한 분리입법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파견법은 중장년 일자리 법"이라며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노동개혁 4대 입법은 일자리 개혁법"이라며 "이번 임시국회는 노동개혁 입법을 통과시켜 청년들에게 일자리 희망을 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밝혔다.
그는 "금년 들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세계적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데다 노동개혁 입법이 지연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신규채용계획 수립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1월 청년실업률이 9.5%로 16년 만에 최고치"라고 진단했다.
또 "정년 60세가 시행되면 기존의 청년 취업애로계층 109만여명에 새로이 40만여명이 추가되는 등 고용사정이 더욱 악화되리라는 것은 예견된 일이었다"며 "현재의 잘못된 고용구조가 고착화되고 격차가 더 확대돼 청년고용에 미치는 악영향이 몇 배로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장관은 "노동개혁 입법은 처음부터 끝까지 청년과 장년, 그리고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근로자 등 우리사회가 보호하고 지원해야 할 분들에게 일자리를 늘려 주고 고용을 안정시켜 주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근로시간을 단축해서 청년 일자리를 늘리고 장시간근로에 시달리는 근로자들이 가족과 저녁을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더 많은 실업급여를 더 오래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출퇴근 사고에 대해서도 산재보험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장관은 "19대 국회가 일부 노동계의 낡은 운동논리에 매몰되어 절실하고 힘없는 근로계층을 외면한다면 국민들로부터 엄청난 지탄을 받게 될 것"이라며 "진영논리, 이념의 색안경 대신, 실사구시의 돋보기를 쓰고 청년을 위해 노동개혁 법안을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파견법을 제외한 3법 처리의견에 대해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파견이 확대되면 새로운 일자리가 확대되고 용역 등 더 열악한 고용형태에서 파견으로 옮겨 근로조건이 개선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파견법은 함께 처리돼야 한다. 정치적 흥정의 대상일 수 없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고용률 70%가 넘는 선진국들은 예외 없이 파견대상을 제한하고 있지 않고 파견기간도 과감히 완화하고 있다"며 "독일의 경우 2000년대 전반기 65%대의 고용률이 지금은 73%대로 현저히 상승됐고, 그 늘어난 상당부분이 파견규제 완화 효과 때문이라고 분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앞으로 10년 동안 베이비부머 680여만명이 원래의 일자리에서 퇴직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만 한다. 55세 이상 장년층 가운데 44.3%가 임시일용직으로, 26.1%가 영세 자영업으로, 29.6%만이 상용직으로 재취업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장관은 "이분들에게 비교적 안정된 일자리가 절실하다"며 "최근 여론조사기관 설문조사에 의하면 국민의 2/3가 파견법 개정에 찬성하고 있고 50대는 69.9%, 60세 이상은 76.5%, 고졸이하는 74.8%, 199만원 이하 저소득층은 71.8%가 찬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동개혁은 장년층일수록, 학력이 낮을수록, 소득이 적을수록, 더 적극적으로 절실히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금 가장 고통 받는 분들의 마음을 진실로 헤아린다면 밤을 새워서라도 노동개혁 입법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며 국회 통과를 호소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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