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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식 사업재편 핵심은…"삼성전자 위한 계열사 줄이는 것"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8초

삼성전자 위주의 성장 전략 막 내려, 계열사마다 성장 기회 찾도록 재편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매출 2조8067억원, 영업이익 9487억원. 삼성그룹 계열사이자 국내 1위 광고회사인 제일기획의 지난해 성적표다. 광고제작과 영업을 비롯해 삼성그룹 사내방송국인 SBC를 운영하고 삼성전자의 글로벌 행사 기획도 일부 맡는다. 지난해부터는 삼성그룹의 스포츠단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실적도 탄탄하고 그룹내 중차대한 역할을 맡고 있는 제일기획도 이재용 부회장의 사업재편 전략에 포함됐다.

제일기획의 해외 매각설이 불거진 17일 제일기획은 "확인한 결과 주요 주주가 글로벌 에이전시들과 다각적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화된 바가 없다"고 공시했다.


잘 나가던 우량 계열사를 해외 매각까지 고려한다는 점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의중에 재계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식 사업재편의 핵심은 전 계열사들이 삼성전자를 위해 존재하거나 삼성전자에 의존해선 안 된다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삼성 계열사들은 삼성전자를 측면 지원하며 성장하거나(수직계열화), 삼성전자와 거래를 통해 성장해왔는데(내부거래) 삼성전자의 성장세가 느려지며 더이상 이같은 전략이 유효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과거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삼성전자와 거래하며 국내 시장에서 기반을 쌓고 이를 레퍼런스 삼아 해외 진출을 시도해왔다. 하지만 제조업을 제외한 서비스업 상당수가 글로벌 시장에서 별반 성과가 없었고 회사 규모가 커져갈수록 내부거래 비중은 오히려 늘었다. 이로 인해 그룹내에서 삼성전자 집중도도 계속 높아져갔다.


2014년 삼성그룹 17개 상장사의 연간 영업이익은 39조8327억원이었다. 당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36조7850억원으로 17개사 영업이익 중 92.3%를 차지했다. 2007~2010년 삼성그룹 계열사 중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비중은 60%였지만 2011년 72%, 2012년 79%로 늘어난 뒤 2014년 92%를 넘어서며 계속 늘어나고 있다.


영업이익 비중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와 계열사간의 내부거래도 늘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지난해 3분기말 기준으로 59%에 달한다.


전자계열사 뿐만 아니라 서비스 관련 계열사인 제일기획 역시 지난 2011년 국내 매출 중 삼성전자를 통해 발생한 매출 비중이 50% 정도였지만 2014년에는 국내 매출액의 73%를 삼성전자와의 거래를 통해 얻었다.


정작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맡는 IT모바일(IM) 의존도가 높아져 걱정이었을 때다. 스마트폰 사업 하나가 작게는 삼성전자, 크게는 삼성그룹 전체가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처럼 착시현상을 가져온 것이다.


삼성전자 실적이 떨어지면 1차로 전자계열사, 2차로 삼성전자와 거래하는 계열사들이 한꺼번에 어려워 질 수 있다. 이런 위험 고리를 해소하겠다는 것이 이재용 부회장이 고민하는 그룹 재편의 핵심 가치인 것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주력 기업의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면서 "제일기획 등을 매각하지 않더라도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독자생존할 수 있는 길을 찾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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