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반려동물 웰다잉 시대④]취재 후…생명의 존엄을 생각하다

시계아이콘01분 22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반려동물 웰다잉 시대④]취재 후…생명의 존엄을 생각하다
AD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부애리 기자] 개한테 돈을 쓰는 것은 '돈지랄'이라고 생각했다. 국어사전에 등록된 이 단어는 분수에 맞지 아니하게 아무 데나 돈을 함부로 쓰는 짓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최근 '펫로스 증후군'이란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은 심각하다고 한다. 동물은 사람보다 수명 주기가 짧아서 먼저 세상을 뜨게 되는데 그 슬픔은 예상을 훨씬 뛰어 넘는다. 실제 지난 설 연휴 운동을 마치고 집에 걸어 돌아오는 길에 한 대형 동물병원 앞에서 대성통곡을 하는 50대 아주머니를 봤다. 아주머니 뒤엔 아기처럼 포대기에 싸여진 동물의 사체를 안고 있는 남편이 있었다. 정말 그렇게 슬픈 일일까? 고작 개 한 마리 죽은 것이?

방문했던 호스피스 병동에서 그 의문이 조금이나마 풀렸다. 반려동물을 키워 본 사람들은 반려동물의 죽음이 대부분 가족을 잃은 것과 같은 슬픔을 겪는다고 말한다. 10여년간 함께 살면서 내 곁을 지켜준 가족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생명은 어느 것이나 귀하다. 반려인들은 사랑하는 반려동물의 마지막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고 돈을 쓴다.


반려동물 호스피스 병원에 처음 들어서자 경쾌하면서도 잔잔한 재즈 음악이 흘러 나왔다. 통유리로 된 창은 따뜻한 햇살을 그대로 통과시키고 있었고 쾌적했다. 물론 가격 부담은 상당하다. 병동 간호사가 하는 설명을 들으면서 입이 쩍 벌어졌다. 이곳에서 반려동물이 24시간 머무는데 드는 비용은 9만9000원(12시간 6만9000원), 고압 산소 방 1회 이용 5만5000원이다. 반려동물의 특성에 맞게 제작되는 아로마 룸 스프레이부터 입욕제, 방향제까지 살 수 있다. 한 대학병원 부속 동물병원은 항암치료 1회 이용시 40만~50만원, 혈액투석은 100만원의 비용을 받는다. 그러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 이 비용 조차도 아깝지 않다.

[반려동물 웰다잉 시대④]취재 후…생명의 존엄을 생각하다


2층 병동에 있는 반려동물들을 마주하자 노령의 무게가 느껴졌다. 한 마리는 사람이 반가웠던지 걸어오다 이내 발 옆에 엉덩이를 깔고 주저앉아 버렸다. 다른 한 마리는 아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소파에 얼굴은 묻은 채 꿈꾸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두 마리의 개는 평온해보였다.


이후 들렀던 장묘업체에선 동물의 존엄성을 생각했다. 죽은 후 폐기물처럼 쓰레기봉투에 버려지지 않고 화장된 후 납골당에 안치되는 동물들을 보면서 주인들이 가졌던 반려동물에 대한 존중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장례를 치르는데 드는 비용은 최소 20만원 정도로 적지는 않다. 그러나 진심으로 위로 받았던 사랑에 대한 마지막 보상을 단순히 절대적인 금액으로 환산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마지막을 책임질 수 없다면 시작하지 않는 것이 옳다. 처음엔 귀여워서 기르다가 여러 가지 이유로, 현실적인 비용 부담 때문에 버리는 사람이 많다. '반려인은 반려동물이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물론 잘 죽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책임도 있다'는 리타 레이놀즈의 말에 동감한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