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10일(현지시간) 최근 글로벌 경제 불안 등으로 인해 향후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옐런 의장은 이날 미국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 출석, “현재의 금융 환경은 경제 성장을 지지하지 못하고 있고, 중국및 해외 다른 국가들의 경제가 받는 어려움이 향후 미국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미국 경제의 성장을 늦추고 연준의 금리인상을 늦추게 할 글로벌 위협 요인이 있다"고 강조, 금리 인상에 신중하게 접근할 것임을 시사했다.
옐런 의장은 또 “최근 증시 큰 하락과 고위험 채권의 이자상승, 달러 가치 상승 등으로 인해 미국의 금융 환경이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면 서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장기 금리가 하락하고 유가가 안정되더라도 경제 활동과 노동시장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옐런 의장은 향후 Fed의 금리인상은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며 금리 결정은 경제 지표에 따라 내려질 것이라는 입장도 거듭 강조했다.
옐런 의장은 중국과 관련, 위안화 가치 하락이 중국의 경제 성장에 대한 걱정을 키우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과 글로벌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를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옐런 의장은 질의 응답 과정에서 Fed가 다시 금리를 내릴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현재로선 경기 침체의 위험이 낮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힌 뒤 지난 2010년에 마이너스 금리를 검토했을 때 올바른 방향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으며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도 우려돼 선호할 수단이 아니라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소개했다.
옐런 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와 이에따른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적 금융시장 불안정성 등으로 인해 Fed의 금리 인상 전망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Fed는 지난 해 12월 개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7년간 유지해오던 제로(0) 금리 정책에서 탈피, 금리 인상에 나서며 긴축 기조로의 전환에 나섰다. 당시 FOMC 위원들의 금리 인상 전망을 담은 점도표는 올해 말까지 Fed는 0.25%포인트씩 4차례에 걸쳐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불거진 글로벌 경제 불안과 이에따른 미국 경제 성장 둔화를 감안해 옐런 의장은 향후 추가 금리인상은 당초 계획보다 훨씬 신중하게 진행될 것임을 강조한 셈이다.
이에따라 오는 3월에 개최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결정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해졌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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