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영업손실 50% 줄고, 삼성중공업은 작년 4분기 흑자
초대형 해양플랜트 리스크 탈출…올해 수주 반전기회 잡을지 관심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조선업계가 해양플랜트 충격에서 벗어나며 실적 쇼크의 바닥을 찍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실적 발표를 마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약 3조원 영업손실을 냈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실적 개선의 징후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2015년 영업손실이 1조5401억원으로 2014년 영업손실 3조2495억원 대비 52.6% 줄었다. 삼성중공업은 4분기 29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같은 흐름을 타고 올해부터는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조선업계는 초대형 해양플랜트의 실적 충격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는 데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조선업계가 지난해 조단위 영업손실을 낸 것은 2011년부터 수주했던 해양플랜트에 대한 기술력 부족과 생산 관리가 미흡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설계 변경이 잦아지며 납기기한을 못맞춰 추가 비용이 대폭 들어갔었지만 학습 비용을 치른 만큼 리스크를 어느 정도 줄였다"며 "올해는 공정 안정화와 원가 절감을 통해 흑자전환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도 "주요 해양플랜트 공사가 문제없이 진행돼 4분기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했다"고 전했다.
해양플랜트 수주 잔량은 현대중공업 22기(220억달러 규모), 삼성중공업 24기(243억달러), 대우조선해양 20기(192억달러)가 남아 있다. 올해 조선업계의 흑자전환 여부는 선박 수주량에도 달려 있다. 지난달 수주 실적은 조선 3사 모두 전무하다. 지난해 저유가로 대형 컨테이너선과 액화천연 가스운반선(LNG선) 등의 발주가 크게 줄었던 기조가 새해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2월 말이나 3월초는 돼야 첫 발주 소식이 들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수주 가뭄을 예상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원가 절감을 위해 국산 해양플랜트 기자재 개발에 나섰다. 해외 기자재를 쓰면 로열티까지 지불해야 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삼성중공업은 발주처로부터 공사비를 추가 정산받아 수익성 회복에 나설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주후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적자가 4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4분기에도 최소 500억원, 최대 200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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