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엔화 약세효과…日 내부서도 비판론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일본의 기준 금리가 현 마이너스(-)0.1%에서 -1%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가와이 마사히로(河合正弘) 도쿄대학 교수는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은행(BOJ)의 금리 하한선은 없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일본은행(BOJ)의 자문역할을 맡았으며,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BOJ 총재가 2003년 재무부 재무관을 역임했을 당시 부재무관으로 근무했던 측근으로 꼽힌다.
구로다 총재도 같은 날 도쿄에서 강연을 갖고 물가목표 2%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질적ㆍ양적완화는 물론 추가 금리인하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는 BOJ가 지난달 29일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이후 첫 강연이다.
금융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10년물 국채금리가 사상 최저치인 0.045%로 떨어지면서 지난 3일 일본 재무부는 개인에게 10년물 국채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시중은행들은 예금금리를 일제히 낮췄다.
BOJ가 의도했던 엔화 약세 효과는 금방 사라졌다. 마이너스 금리 도입 직후 달러당 120엔대까지 내려갔던 엔화가치는 지난 3일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17.06엔까지 치솟았다. 한 주도 지나지 않아 마이너스 금리 도입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엔화 강세에 닛케이225 지수는 전일 3%대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장 초반 1% 가량 하락하고 있다.
BOJ는 시장 혼란이 가중되자 마이너스 금리 적용 대상이 전체 예금 총액의 10% 수준인 10조~30조엔 정도라고 밝히며 진화에 나섰지만, 일본 내에서도 점차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일본 시사잡지 슈칸아사히(週刊朝日)는 유럽과 달리 일본은 기업의 차입 수요가 많지 않다며 "마이너스 금리는 극약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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