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아동학대는 가정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지만 초기조치 과정에서 피해아동이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대다수다. 피해아동이 재발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것이다.
21일 중앙아동보호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중 발생한 아동학대는 5432건이었는데 이 중 피해아동의 가정 내에서 발생한 경우가 4485건으로 82.5%에 달했다. 이는 2014년 한 해 동안 가정 내에서 발행한 아동학대 비율(85.9%)보다는 다소 낮아진 것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다. 특히 친부모의 학대가 절대적으로 많았다. 실제 친부(2583건), 친모(1621건)에 의한 아동학대는 계부(115건), 계모(107), 양부(5건), 양모(8건)에 의한 학대보다 월등히 많았다.
그러나 학대행위자로부터 아동이 분리된 경우는 287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발생한 전체 아동학대 사건의 5.3%에 불과했다.
학대행위자로부터 분리된 아동은 쉼터 등에 입소해 일정기간 보호를 받지만 퇴소를 하는 아동들 대부분은 다시 원가정으로 보내지고 있다.
2014년 전국아동학대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쉼터에서 퇴소한 아동 839명 중 퇴소 후 원가정에 복귀한 아동이 503명(59.8%)으로 가장 많았고 타시설 입소(252명), 친인척 보호(47명)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집으로 돌아간 아동들의 재학대는 빈번했다. 실제 2014년 발생한 재학대 사례(1027건) 중 90.9%인 934건이 가정 내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아동학대가 재발하는 집으로 피해아동이 다시 보내지는 것은 부모와의 생이별이 곤란하다는 사회적 인식이 많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런 인식은 법원의 피해아동보호명령 결정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피해아동보호명령은 아동학대처벌법 47조에 근거해 경찰 등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판사의 직권 등 법원 결정에 따라 아동을 보호하는 제도다. 아동학대처벌법 시행 첫해 친권 제한을 신청한 경우는 6건이었지만 친권 제한·정지 결정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중앙아동보호기관 관계자는 "친권 제한은 친부모와의 생이별을 의미하고, 아동학대가 범죄가 아니라 훈육차원이라는 사회적 인식 때문에 법원도 결정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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