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원규 기자] 중국·홍콩발 쇼크와 국제유가 급락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전날 패닉에 빠졌다. 외국인은 '셀(Sell)코리아'행렬에 코스피는 5개월 만에 최저치인 1840선으로 주저앉았다. 역대 최장인 33거래일 연속 외국인 이탈.
이같은 흐름에 중국 경제에 위험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게다가 올해부터 중국은 한계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강하게 진행될 예정으로 당분간 성장보단 체질 개선에 초점을 맞춰질 것이라며 위기론이 부상하고 있다. 다만 중국의 위기론은 과장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엇갈리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지금부터 단기적 흐름이 중요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안영진 흥국증권 연구원= 중국경제는 위험관리가 필요해보인다. GDP 성장률을 끌어 내리는데 있어서 2차 산업의 영향이 크다. 2차 산업의 가파른 둔화를 그간 3차 산업이 일부 만회했다.
그러나 2차 산업인 제조업 경기가 부진할수록 비금융 기업들의 부채 규모와 증가 속도에 위기가 내포될 수밖에 없다. 채산성과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재무건전성은 취약해져 가고 기업들은 부채상환 부담에 허덕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해부터는 13차 5개년 규획의 일환으로 한계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강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기존 투자·수출 중심(2차 산업)의 경제 구조에서 소비 중심(3차 산업)의 내수 경제로의 체질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필요한 작업이다. 정부도 일정 부분 한계 기업의 디폴트를 용인하는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리스크 확대는 불가피해 보인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 중국의 경제지표를 통해 현재 중국의 상황을 평가하자면 개선도 없지만 악화도 없다. 일각에서는 문제를 제기하며 경착륙이 우려스럽다고 하지만, 그 우려는 과도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번 경제지표 결과를 발표하면서 통계에 대한 신뢰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연간 6.9% 성장이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시진핑 주석 역시 18일 중국 경제 펀더멘털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부의 태도는 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는 없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중국 금융시장 불안의 실질적인 원인은 경기가 아닌 투기자금(핫머니)의 유출이 가장 컸다. 과거 중국이 때에 따라 개선방안을 마련한 만큼 정부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중국 정부는 의지와 능력이 있어 시장의 안정은 시간 문제라고 본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중국의 외환시장 리스크가 홍콩시장으로 전이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거 같다. 홍콩·달러 환율이 최근 급등하면서 홍콩 당국이 금리인상 등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결국 중국 경기둔화와 이에 따른 위안화 약세 그리고 달러화 강세 현상이 맞물리면서 홍콩에서 자본이 유출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심리가 홍콩달러 약세를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홍콩 달러 등 아시아 외환시장 흐름이 단기적으로 중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연초 이후 위안·달러 급등에 이어 홍콩 달러까지 급등하면서 외환시장 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기자금들이 달러화 강세와 이머징 경기둔화를 바탕으로 취약한 통화에 대한 투기공격이 강화될 수 있다. 단기적으로 외환시장 흐름과 아시아 외환시장의 흐름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지난밤 해외증시 및 주요지표=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세계 경기 둔화 우려로 국제유가가 7%나 추락한 가운데 장 막판 기술주 반등으로 낙폭을 줄이며 마쳤다.
20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49.28포인트(1.56%) 내린 15,766.7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2.00포인트(1.17%) 낮은 1,859.3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26포인트(0.12%) 밀린 4,471.69에 장을 마감했다.
김원규 기자 wkk091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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