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윤나영 기자] 서울지하철 3호선과 6호선 지하철역 화장실의 절반 가량이 관련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소속 최판술(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도시철도공사가 관리하는 6호선 38개 역 중 17곳(45%)과 서울메트로가 관리하는 3호선 34개 역 중 15곳(44%)이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공중화장실법)과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 등을 위반한 상태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중화장실법에 따르면 남녀 화장실의 변기 비율은 일대일 이상이어야 하고,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에 따르면 장애인 화장실도 남녀를 구분해 설치돼야 한다. 그러나 삼각지역·약수역·신당역 등 6호선 17개 역 화장실에서 여성 변기 수가 5개 이하로 파악됐다. 또 경복궁역·양재역·도곡역 등 3호선 25개 역 화장실은 장애인화장실이 남녀 구분 없이 설치된 데다 여성 변기 수도 5개 이하였다.
이외에도 1호선 서울역·동대문역·청량리역과 2호선 교대역·충정로역, 4호선 명동역·동대문역, 5호선 신길역, 7호선 장암역, 8호선 복정역 등도 기준 미달이다. 자료에 따르면, 3·6호선을 포함해 서울시가 관리하는 지하철역 총 277곳 중 20% 이상이 해당 법령을 위반했다.
현행법상 공중화장실법의 화장실 설치기준을 위반하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다만 "현실적으로 일일이 지적하기 어려운 형편"이라는 것이 서울시와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는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약 30억원을 들여 화장실 개선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1개 역사의 화장실을 개선할 때마다 드는 비용은 2억7000만원 정도고, 1~4호선 역사의 경우 변기를 추가로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판술 의원은 "하루 이용객 등 객관적인 데이터를 토대로 우선 공사할 역을 정하고 시급히 역사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2011년 국가인권위원회는 법령 기준에 미달한 지하철 화장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윤나영 기자 dailybe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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