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첫 무사고 100만人時 달성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조서경 순가이 브루나이 대교 현장소장(사진)은 22년 경력의 특수교량 분야의 전문가다. 박사 학위를 가진 조 소장은 연구원으로 입사했지만 그 이후 현장과 연구실을 오가며 교량에 대한 전문 지식과 실무 감각을 두루 익혔다. 현지 국토개발부 장관이 수시로 현장을 방문해 점검할 정도로 국가적으로 관심이 높은 순가이 브루나이 대교 현장을 그가 맡은 이유다.
조 소장은 "부담이 크지만 대림산업만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해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3년의 공기가 물리적으로 많이 부족한 부분이라 주야간 교대로 주말도 따로 없이 현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4시간 365일 불을 밝힌 한국인의 근면함과 근성에 감탄하고 있다"며 "착공 후 2년반이 지난 지금까지 빠듯한 공정을 차질 없이 수행하고 있고 브루나이 토목공사 최초로 100만 인시 무사고를 기록하는 등 발주처에서도 대림의 사업 수행능력에 만족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대림산업은 2013년 이순신대교 공사를 통해 국내 최초, 세계에서 6번째 현수교 자립 기술에 성공하며 해상 특수교량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전까지는 국내에서는 현수교를 외국의 장비 및 기술진에 의존해서 만들어야 했다. 총 공사비 가운데 약 10%가 해외로 유출된 셈이다. 하지만 이순신대교는 설계에서부터 장비, 자재, 기술진에 이르기까지 현수교와 관련된 모든 분야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조 소장은 "대림산업 엔지니어들은 이순신대교와 서해대교 등을 통해 해상 특수교량 공사에 대한 경험을 충분히 쌓았다"며 "다수의 경험에서 비롯된 자신감과 자부심이 있기에 순가이 브루나이 대교 프로젝트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4년 서울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대림산업에 입사했다. 마침 국내에 연도교 연육교에 특수교량을 활발히 건설하던 시기라 특수교량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고 한다. 서해대교에서는 기술 담당으로 현장가설설계를 했고, 삼천포대교의 사장교 가설설계 이후 특수교량팀에서 기술인력을 육성해 현장으로 파견을 보내는 일을 맡았었다.
조 소장은 "이제는 국내 장대교량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그동안 육성된 수많은 기술인력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가 좁아졌다"며 "해외시장에 눈을 돌려 수주하게 된 첫 교량인 순가이 브루나이 대교가 정체된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로 영역을 넓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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