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해상가두리를 일일이 돌며 오물을 걷어 내는 '재래산업'으로 인식돼온 양식업이 변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양식장의 수질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것은 물론,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양식이 활성화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수산자원고갈에 대응하고 양식산업을 미래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활용이 필수라고 판단, 이 같은 '첨단양식시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2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2030년 전체 수산물 생산량 가운데 양식 수산물의 비중이 5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구는 늘어나는데 농지는 제한돼있고 바다자원은 점점 줄면서, 이른바 '기르는 어업'인 양식업이 '잡는 어업'을 대체하는 비중이 커질 것이란 설명이다. 우리나라의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은 1990년 36.2㎏에서 2013년 53.8㎏으로 1.5배 늘었지만 같은 기간 어획량은 30%가량 줄었다.
해수부가 중장기 대책인 미래성장산업화 대책에 양식업의 규모화ㆍ첨단화를 포함하고, IT인프라를 결합한 바이오플록, 스마트양식 등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점점 고갈되는 수산자원을 대신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동시, 양식생산량을 확대해 어가 소득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국내 양식 생산량은 155만t 수준이다.
SKT가 국내 최초로 개발해 운영되고 있는 스마트양식관리시스템은 스마트폰을 통해 양식장의 수질변화를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실시간 수질모니터링은 물론, 양식 어종별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임계수치도 관리할 수 있다. 양식생물을 살아있는 상태로 물과 함께 상처 없이 원격 이송도 가능하다.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바이오플록은 오염수를 정화하는 '착한' 미생물을 이용해 생산량을 50배가량 확대할 수 있는 친환경 양식기술이다. 앞서 시범생산을 통해 새우, 뱀장어, 미꾸라지 등의 생산에 성공했다. 바이오플록은 기존 축제식 양식에 비해 초기 시설비는 다소 많이 투입되지만, 연간 단위면적당 생산성과 생산량이 무려 54배 높다. 동일 면적을 기준으로 한 손익분기점도 10년에서 3년으로 단축된다.
이와 함께 어류, 패류, 해초류를 한 장소에서 키우는 생태통합 양식장을 도심에 설치하는 빌딩양식기술도 개발됐다. 빌딩양식시스템이 상용화된다면 양식지역의 한계를 벗어나 도심지뿐만 아니라 바다와 인접하지 않은 곳에서도 신선한 수산물을 먹을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양식업의 첨단화는 매년 적조나 오염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집단폐사로 어려움을 겪어온 국내 양식업의 고질적 문제를 해소하고, 생산량을 대폭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해수부 관계자는 "다양한 첨단기술을 활용한 양식산업의 고도화로 국내 수산물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한편, 어족자원의 보호와 확대를 통해 우리 어촌과 어가에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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