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금융위기 이후 미국 등 주요 선진국 4개국과 한국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노동시장 미스매치 심화 현상과 IT기술 혁신 효과의 약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21일 도영웅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종합팀 조사역은 '주요국 노동생산성의 회복지연 배경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금융위기 이후 각국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이전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연평균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시간당 기준으로 위기 이전 1.8%에서 위기 이후 0.7%로 1.1%포인트 낮아졌다.
한국과 미국, 일본, 독일, 영국 등 주요 선진국 4개국만 살펴봐도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위기 이전에 비해 1~2%포인트 내외로 하락했다. 위기 이전 추세에 비하면 85~90%, 과거 경기회복기 수준에 비해서는 90~95% 정도에 그치는 수준이다.
보고서는 노동생산성 증가율의 하락의 원인으로 ▲경기 불확실성 지속 등에 따른 자본축적 부진 ▲기술혁신 약화 ▲노동시장의 효율성 저하 등에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경기 불확실성으로 투자활력이 떨어진 점이 노동생산성 증가율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투자활력이 떨어졌고, 이로 인해 자본축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자본심화가 부진해졌다.
2000년대 중후반부터 IT기술의 혁신 효과가 약화된 것과 R&D투자와 지적재산물 투자 증가율이 하락이 노동생산성 증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미국과 한국이 IT기술 혁신 효과 약화로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의 경우 IT산업 비중이 타 국가보다 높아 IT자본스톡의 증가율이 크게 둔화되면서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떨어진 것으로 봤다.
이 밖에도 한국과 미국의 노동시장 미스매치 심화 현상이 생산성 증가율을 떨어트렸다는 분석도 나왔다. 구인자와 구직자간 일자리 요건의 불일치로 발생하는 노동시장의 미스매치 정도를 파악한 결과 연령대별 미스매치 지수나 교육정도별 미스매치 지수가 주요 선진국 4개국에 비해 모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노동생산성 제고 등을 통해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경제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기업의 투자환경을 개선하는 한편 노동시장의 효율성을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 개선, 서비스업 및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 등에 대한 노력이 긴요해야한다"고 제언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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