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사실과 진실 차이, 무디스 한국신용 상향

시계아이콘01분 36초 소요

에디터의 뉴스 읽기

[아시아경제 이상국 기자]사실과 진실은 비슷한 말처럼 보이지만, 때로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할 때가 있다. 어제 새벽에 들어온 무디스의 한국 신용평가 상향조정 소식이 그걸 잘 말해준다. 한국 정부와 기업과 국민은 1년 내내 경제위기를 말해왔고 그 징후와 증상들을 거론하며 공포감을 키워왔다. 그런데 글로벌 신용평가사가 이 나라의 신용 등급을 4등급에서 3등급(Aa2)으로 올리는 '사건'이 일어났다.


무디스가 매기는 등급은 총 21개인데 그 중에서 세번째니 우리로선 처음으로 받아낸 놀라운 '국제적 신용'이다. 피치와 S&P에게서 받은 평가까지 합친다면 3대 신용기관이 모두 우리의 신용을 역대 최고수준으로 인정해준 셈이 된다. 안에서 보는 평가와 밖에서 내리는 진단이 이리 다르니, 느닷없는 칭찬에 우리가 어리둥절해질 판이다. 경제가 난리났다면서 법안 고쳐서 기업이 일하기 좋도록 만들기 위해 필요한 규제를 모두 풀어야 한다고 국회를 험하게 압박까지 해온 대통령은 갑자기 민망해질 법하다.

조간신문은 일제히 우리 경제의 체격은 커졌지만 체력은 오히려 떨어진 상태인지라, 신용 상향에 대해 우쭐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또 국가경제비상사태를 외쳐온 정부를 '호들갑'으로 평가하는 곳도 있다. 나는 이 뉴스야 말로, 섬세하고 정교한 해석이 필요하며 누구를 공격하거나 두둔하기 위한 방식으로 활용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사실과 진실의 문제를 곰곰이 짚어봐야 한다는 얘기다. 무디스의 평가가 잘못되었거나 오판이라고 볼 필요는 없다. 그 평가는, 표면적 사실과 일면적 진실을 담고 있는 판단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하지 않을까.


무디스가 등급을 상향한 근거는 재정과 대외안정성이다. 즉 외환보유액(3684억 달러, 11월말 기준)과 44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 기록을 본 것이다. 그들이 판정한 우리의 신용은 '돈을 많이 지니고 있고 계속 돈을 지닐 수 있는 구조의 측면'이다. 투자 대상으로서 매력을 갖추고 있다고 볼 만하다. 그러나 이것은 지표일 뿐이며, 지표가 실물과 시장을 다 표현해내지 못한다는 맹점을 더불어 가지고 있는 숫자들이다.

IMF 위기가 있던 1997년 이전에도 한국의 신용등급이 당시로선 최상 상태를 유지했다는 점을 상기해보면 뚜렷하다. 무디스는 8년째 5등급을 매겼고 S&P도 3년째 당시 최대등급을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국내 현장에서는 이미 기업들이 허물어지고 부실이 심각하게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었다. 지표와 실물이 따로 놀 때, 신용평가가 얼마나 허술할 수 있는지 말해준다. 당시 경제관료들은 이 지표를 근거로 펀더멘털이 튼튼하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IMF 구제금융을 요청하던 그날까지 말이다. 그 당시의 악몽이 정부 곳간에 달러를 저만큼 쟁여놓은 계기이기도 하다.


AD

이 문제는 정부의 재정운영이 정상적이지 않았음을 드러내는 증거이기도 하다. 또 국가 신용평가 상향이 반드시 유리한 것만도 아니다. 자본 유입으로 환율에 영향을 주게될 경우, 수출에 일정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다른 국가의 환율이 오를 때 역으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신용평가 이면에 감춰진 성장동력 상실과 기업경쟁력과 생산성 하락, 노동문제의 악화 등 경제전방의 부정적 측면이 과소평가될 위험도 있다. 과대한 평가도 문제지만 그 리스크를 얕잡는 것은 더 위험한 일이다. 가계와 기업 위기의 뇌관을 제거하는 노력의 중요성은, 이 평가를 계기로 더욱 부각되어야 한다. 사실은 칭찬을 담을 수 있지만 진실은 위기를 가릴 수 없다. 이게 신용상향에 담긴 진짜 의미인지 모른다.




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2306:55
    "한류 지금 르네상스…각국 인허가 뒷받침 필요"⑫
    "한류 지금 르네상스…각국 인허가 뒷받침 필요"⑫

    지난해 11월 말 주베트남한국문화원 주최로 베트남 하노이 OEG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한국게임주간'. 우리나라와 베트남의 게임산업과 문화를 교류하기 위해 3년째 진행하는 이 행사에는 500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사흘간 열린 행사 중에는 양국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크로스파이어 등 e스포츠 대회 세 종목의 예선과 결선도 있었다. 이 자리에 한국 e스포츠팀 DRX 소

  • 26.01.2214:58
    베트남 '하노이 핫플' 韓 쇼핑몰 그대로 옮겨놨네
    베트남 '하노이 핫플' 韓 쇼핑몰 그대로 옮겨놨네

    ⑩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가장 큰 호수인 '서호(West Lake)'를 마주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출입문 앞 광장의 분수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빅뱅의 '하루하루' 등 K팝 리듬에 맞춰 조명과 물줄기가 시시각각 변했다. 한껏 멋을 낸 20대 여성들과 어린아이를 동반한 부모들은 분수대와 쇼핑몰을 배경으로 연신 휴대전화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내부는 화이트톤 인테리어부터 떡볶이 무한리필 뷔페 '두끼'와

  • 26.01.2209:09
    "어라, 여기가 한국인 줄"…떡볶이 무한리필에 뷰티숍까지 '하노이 핫플' ⑩
    "어라, 여기가 한국인 줄"…떡볶이 무한리필에 뷰티숍까지 '하노이 핫플' ⑩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가장 큰 호수인 '서호(West Lake)'를 마주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출입문 앞 광장의 분수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빅뱅의 '하루하루' 등 K팝 리듬에 맞춰 조명과 물줄기가 시시각각 변했다. 한껏 멋을 낸 20대 여성들과 어린아이를 동반한 부모들은 분수대와 쇼핑몰을 배경으로 연신 휴대전화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내부는 화이트톤 인테리어부터 떡볶이 무한리필 뷔페 '두끼'와 중식당 '연경',

  • 26.01.2207:11
    맥날은 체면 구겼는데…"치킨 염지까지 맞춰" 까다로운 베트남서 '훨훨' 롯데리아 ⑨
    맥날은 체면 구겼는데…"치킨 염지까지 맞춰" 까다로운 베트남서 '훨훨' 롯데리아 ⑨

    베트남 하노이에서 가장 큰 호수인 서호(West Lake)를 바라볼 수 있는 롯데리아 락롱콴점. 4만6000동(약 2500원)짜리 치킨볼 라이스를 주문하자 10조각 남짓한 팝콘 치킨에 안남미로 지은 밥 한덩이와 달걀 프라이, 토마토와 양배추샐러드 등이 한 접시에 담겨 나왔다. 겉면에 윤이 나는 소스를 바른 팝콘 치킨을 한 입 베어 물자 강렬한 단맛이 입안에 퍼졌다. 이우주 베트남 롯데리아 운영팀장은 "퀵서비스 레스토랑(QSR)에서 버

  • 26.01.2115:53
    '뷔 얼굴' 하나로 국적이 바뀌었다…한국어만 들어가면 불티나게 팔려
    '뷔 얼굴' 하나로 국적이 바뀌었다…한국어만 들어가면 불티나게 팔려

    지난달 일본 최대 뷰티 편집숍 '앳코스메 도쿄(@come TOKYO)'는 일본 뷰티 브랜드 '윤스(Yunth)' 팝업스토어 입장을 기다리는 대기줄로 북적였다. 일본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관광객이 자주 찾는 쇼핑의 거리 '하라주쿠'에 위치한 매장은 K팝 아이돌인 방탄소년단(BTS) 뷔의 대형 사진이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윤스는 지난해 10월29일 뷔를 앰버서더로 발탁했다. 이 때문에 일부 방문객들은 윤스를 K뷰티 브랜드로 오

  • 26.01.2907:47
    정청래 비판한 김민석, 치열한 두 사람의 '장군멍군'
    정청래 비판한 김민석, 치열한 두 사람의 '장군멍군'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장군멍군'을 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올 8월 전당대회를 향한 움직임이다. '8월 전대'는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를 넘어 여권의 권력 지형을 가르는 의미가 있다. 정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그의 정치적 힘은 지금보다 더 커진다. 여권 내 위상이 올라가는 것도 당연하다. 2028년 국회의원 선거의 공천권을 쥐기 때문이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대표가 된다면

  • 26.01.2811:24
    이언주 "합당은 선거에 악재, 정 대표 행동 용서받기 어려워"
    이언주 "합당은 선거에 악재, 정 대표 행동 용서받기 어려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 긴장감이 높아가는 흐름이다. '명청대전'이라는 말이 나오더니 최근에는 최고위원회에서 직접 언쟁을 주고받았다. 일부 최고위원들이 회의에 불참하는 일도 벌어졌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둔 세력 격돌이 서서히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그 한가운데 있다. 최근 이 수석최고위원과 두 차례 인터뷰했다. 지난 21일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해 1시간 인터뷰했고, 27일엔 전화

  • 26.01.2611:31
    윤희석 "오세훈 프레임 바꿔야", 서용주 "정원오 재료 좋아"
    윤희석 "오세훈 프레임 바꿔야", 서용주 "정원오 재료 좋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서용주 맥정치사회연구소장,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22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님과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 두 분 모시고 최근 여

  • 26.01.2211:15
    이언주 "이혜훈 '청약 문제' 있을 수 없는 일,여론 매우 안 좋아"
    이언주 "이혜훈 '청약 문제' 있을 수 없는 일,여론 매우 안 좋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1월 21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수석최고위원, 미래경제 성장전략위원장도 맡고 있죠? 바쁘실 텐데 나와주

  • 26.01.2116:08
    장충단공원 이준 열사 동상과 오세훈 시장의 특별한 관계③[시사쇼]
    장충단공원 이준 열사 동상과 오세훈 시장의 특별한 관계③[시사쇼]

    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성동구청장) ②장미경(박홍근 의원) ③송현옥(오세훈 서울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은 올해 6·3 지방선거에서 5선에 도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