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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에도 해외수주 박차…수주액 줄었지만 알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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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미국 금리인상 등에도 450억달러 수주
수주국가·시공 건수 증가…지역 다변화 긍정적
"물량확보보다 사업성 좋은 프로젝트 선별 수주"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건설사들이 국제유가 하락과 미국의 금리인상 등 잇단 악재를 딛고 해외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1일 멕시코 국영석유회사 페멕스의 초저황 디젤유(ULSD) 생산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5억5000만달러 규모로 하루 5만3000배럴을 생산할 수 있는 탈황시설을 개보수하고 하루 3만8000배럴 생산 규모의 신규 시설을 건설하게 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주에도 미국 CB&I와 손잡고 롯데케미칼 미국법인의 '루이지애나 MEG-1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시에 짓는 이 플랜트는 연 70만t의 에렌글리콜(EG)을 만드는 시설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4억3000만달러 규모의 설계와 구매를 책임진다. 삼성엔지니어링과 롯데케미칼은 그 동안 국내·외에서 10여 차례 이상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GS건설도 오만 국영 정유·석유화학회사(ORPIC)가 발주한 6억9953만달러 규모의 천연가스액(NGL) 추출 플랜트 사업을 따냈다. 이 사업은 총 45억달러 규모의 리와 플라스틱 복합산업단지(LPIC) 프로젝트의 3번 패키지다. 천연가스에서 NGL을 추출해 오만 소하르에 위치한 에틸렌 생산 설비에 연간 104만t의 원료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올해 새 주인을 찾은 쌍용건설도 수주행렬에 동참했다. 쌍용건설은 이달 두바이투자청(ICD)이 발주한 두바이 로열 아틀란티스 호텔과 아파트 팜 게이트웨이, 오피스 빌딩 A프로젝트 등 16억달러 규모의 3개 건축 공사를 수주했다. 이중 쌍용건설의 지분은 7억3000만달러다. 이는 쌍용건설이 ICD에 인수된 후 처음 수주한 해외 프로젝트다.


하지만 건설업계의 올 해외수주 총액은 여전히 전년에 미치지 못한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12월 현재까지 누적 수주고는 450억달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적은 물량이다. 특히 저유가에 발주 물량을 크게 줄인 중동지역 수주액이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그나마 아시아(195억달러)와 태평양·북미(362억달러) 지역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경기 흐름에 따라 발주 물량 자체가 줄어든 것도 있지만, 국내 건설사들이 출혈 경쟁을 펼치며 저가 수주에 나서기보다 수익성이 보장된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꾼 것도 영향을 미쳤다"면서 "양보다 질을 중시하며 내실을 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어려운 환경에서도 해외수주에 성공한 국가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98개국)보다 10% 늘었다는 점을 긍정 평가한다. 시공건수도 지난해(1755건)에서 올해 1918건으로 9% 증가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세계 경기 변동성이 갈수록 커지며 발주 물량이 감소하고 있지만 건설사들이 그 동안 해외수주 다변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정부도 수주지역 다변화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중동의 대체 시장으로 꼽히는 동아프리카 지역에 김경환 국토교통부 1차관을 단장으로 한 시장개척단을 파견, 해외건설 수주 지원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케냐 라무항과 남수단, 에티오피아를 연결하는 물류회랑 프로젝트와 주요국의 주택, 교통·전력 인프라구축 사업 등에 국내 건설사들의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공공기관, 업계는 이달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수주 경쟁력 확보 방안을 구체화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국내 기업이 뛰어든 개발도상국 민관협력사업(PPP)에 대한 지원금액을 최대로 늘리고 직접대출 외에 지분투자에도 나서기로 했다. 재무신용도가 취약하지만 사업성이 우수한 중소·중견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정책금융기관의 공동보증제를 활성화할 예정이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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