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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권상정 요건 '국가비상사태'를 둘러싼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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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예측'을 감안할 지가 논란 핵심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최근 국가비상사태로 확대 생산되고 있는 경제관련 쟁점법안에 대한 국회의장 직권상정 논란의 핵심은 '예측성'이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경제활성화법과 노동개혁 관련 5대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심대한 경제위기를 초래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에서 허리케인 예상경로를 예측해 큰 피해가 예상될 경우 미리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사전대비에 나서는 것과 비슷한 논리다.


하지만 정의화 국회의장과 새정치민주연합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경제위기를 '예측불가능성'으로 본 것이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쏟아내는 최근 일련의 발언을 요약하면 '쟁점법안 통과 실패→경제위기→국가비상사태'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수출 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어렵게 살린 경제불씨를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 대외악재 비상사태"라고 일갈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도 "현대사회에서는 위기도 다양하다. 현행 국회법에 명시된 국가비상사태를 폭넓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우회적으로 동조했다.


국회 경제전문가들은 위기가 들이닥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여당내 대표적인 경제통인 이한구 의원은 "국가비상사태에 해당될 정도의 심각한 위기가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지난해 정부가 구조개혁을 하겠다고 선언했을 때부터 경제위기를 주장했어야 했다"면서 "오히려 당청이 지금 주장하는 게 늦은 감이 있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교사였던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최근 자신의 SNS에 "국가비상사태는 법의 해석에 따라 결정될 일이긴 하지만 현재 경제흐름이 지속된다면 2017년을 평화롭게 넘기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현재는 아니더라도 가까운 시기에 '비상'한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낸 유일호 의원 역시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상황이 들이닥친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또 "지금 경제 상황이 심각한 것은 맞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이견은 있다. 김종석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장도 "위기라는 표현은 주관적이지만 대외건전성을 감안할 때 외환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민간소비 침체 등 다른 차원의 위기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가 어려운 것은 맞지만 아직 국가차원의 비상사태까지는 아니다'는 얘기다.


정 의장의 입장은 단호하다. 그는 "'경제는 심리'인데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는 순간 전 세계에 안 좋은 메시지만 주고 경제는 더욱 위축될 것"이라면서 "하나를 얻으려다 더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는 만큼 직권상정이나 긴급재정명령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도 최근 최고위정책회의에서 "반헌법적 해석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 의장 입장이 변하지 않아 직권상정 가능성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여야지도부의 대타협이 없다면 경제활성화법과 노동개혁 5대법안은 19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폐기될 전망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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