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새정치민주연합의 문병호 유성엽 황주홍 의원은 17일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 이후 첫 후속 탈당이다. 다만 김한길 전 대표와 김부겸 전 의원을 비롯한 당내 구성원 다수는 정중동의 태도로 관망중이다. '동참 머릿수'가 중요한 안 의원의 독자세력화에 '빨간불'이 켜진 모양새다.
문 의원 등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희는 오늘 새정치연합을 떠나 야권의 대통합과 대혁신 승리의 길을 가고자 한다"며 탈당을 공식선언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이런 뜻에 동의하는 모든 분들과 힘을 모아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어 야권을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면서 "야권이 새누리당을 이기기 위해서는 지지기반을 넓혀야 한다"면서 "계파패권이 만들어놓은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새정치연합의 지지층은 물론 중간층까지 지지를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야권의 지지기반을 확장함과 동시에 모든 야권의 대단결과 대통합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의 지난 13일 탈당 이후 후속 탈당의 첫 신호탄이 드디어 울렸다. 닷새만이다. 문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한수진의 SBS 전망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아무래도 탈당이라는 것은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오늘 일단 3명이 하고 아마 주말에 1~2분 더 있을 것 같고, 다음주 다다음주가 돼서 계속해서 탈당 행렬이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본인의 탈당에 이어 다른 의원들의 탈당이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을 피력한 셈이다.
하지만 3명의 의원에 이어 탈당을 선택할 후속 주자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내 중진을 포함한 다수의 비주류 의원들은 각자 이익에 따라 눈치작전이 치열한 까닭이다. 안 의원 독자세력화의 파급력을 높일 주요인사 합류 가능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안 의원의 탈당 전후 크게 동요하며 탈당으로 마음이 기울었던 의원들도 당내투쟁으로 선회하는 모양새다.
일단, 비주류 탈당의 구심점이 될 걸로 예상되는 김한길 전 대표의 고심이 길어지고 있다. 김 전 대표는 SNS에 글을 올려 "야권분열에 책임있는 이들은 과감하게 모든 기득권을 내려놔야 한다"며 문 대표를 저격했지만, 당장은 당내 투쟁 쪽에 무게를 두다는 분석이 다수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도 탈당과는 선을 긋고 있다. 김부겸 전 의원은 "탈당하지 않는다"고 직접 밝혔다. 당내 유일한 '안철수계'로 분류돼왔던 송호창 의원도 당내 잔류를 선택했다.
안 의원의 홀로서기가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당초 안 의원이 현실정치에서 힘을 발휘하기 위해선 20인 이상의 교섭단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교섭단체를 구성해야 국회 의사일정 등에 참여할 수 있으며 여야 관계의 캐스팅보트 행사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의 추이에 비춰봤을 때 20명 이상의 의원이 안 의원과 함께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안 의원은 이날 1박 2일의 광주 일정을 시작한다. 지난 15일 자신의 고향인 부산을 방문한 데 이어 전주와 광주 등 호남을 찾는 행보를 찾을 계획이다. 안 의원은 이날 전주와 광주에서 지역 기자들과 각각 간담회를 갖고 전주 한옥마을 상인회, 광주은행 본점 등을 찾을 예정이다. 야당의 텃밭인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한 일정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에 대한 지지가 야권의 심장인 호남에서 높아질 경우 그의 독자세력화는 일정부분 탄력을 받게 된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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