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美 금리인상 영향 先반영…"내년 하반기까지 예의주시"
취약계층 리스크 관리…금융당국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국내銀 건전성 유지 가능"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년만에 전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국내 금융권은 그 파급효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일단 한 발 물러나 '관망'하는 모습이다. 시장금리에 이미 미국 금리 인상 요소가 선(先)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향후 금리 인상 '속도'에 따라 가계부채와 같은 국내 경제의 뇌관을 자극할 수도 있기 탓에 내년 하반기까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미국 금리 인상이 국내 은행에 당장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은행들은 유관부서간 협의 체계를 가동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도 국내 시장금리가 즉각 동조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미 금리인상과 관련한 영향을 즉각 공유할 수 있도록 협의체계를 내부적으로 가동하고 있다"면서도 "국내 기준금리가 따라서 급격히 변할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전했다.
국내 시장금리에는 이미 미국의 금리인상 영향이 선(先)반영된 상태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에 연동되는 신규 취급 코픽스(COFIXㆍ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 10월 10개월만에 올랐고, CD금리와 금융채 금리도 소폭 상승했다. 한 은행의 개인여신담당 부장은 "12월 현재 금융채 금리는 미 금리 인상을 대비해서 두 달전에 비해 약 20bp가량 올랐다"며 "시장금리에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대신 향후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에 대비해 사전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돌입하는 모습도 보였다.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이 '베이비 스텝(조금씩 천천히)'을 예고하면서 앞으로 대출자의 금리 인상 부담은 피할 수 없는 탓이다. 한 시중은행 영업점 직원은 "국내 경제상황에 따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내년 하반기쯤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일단 금리 인상 취약계층에 대한 리스크 관리는 사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미국 금리 인상 이후에도 국내 금융권이 적정 자본 수준과 유동성 유지가 가능하다고 16일 발표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손실률 등을 적용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다. 손주형 금융위원회 금융시장분석과장은 "25bp이상의 강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양호한 결과가 나왔다"며 "단기적으로 미국 기준금리가 국내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여러 불안요인이 합해질 수 있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이와 함께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가계와 기업 부채 위험이 확대되지 않도록 집중적관리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14일 발표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조기에 안착할 수 있게 정책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대기업 수시 신용위험 평가도 이달 완료할 계획이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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