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정몽익 KCC 사장이 코리아오토글라스(KAC) 상장으로 300억원가량의 차익을 거둘 전망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AC는 오는 21~22일 공모 청약을 거쳐 29일 코스피에 상장할 예정이다.
KAC는 2000년 KCC와 일본 아사히글라스(AGC)가 합작해 설립된 자동차 유리 전문 업체다. 양사가 지분 40%씩을 갖고 있고 정몽익 KCC 사장이 나머지 20%를 보유 중이다.
이번 기업공개(IPO)에서는 신주 발행 없이 KCC와 AGC가 각각 지분 20.1%씩 총 804만주를 구주매출한다. 공모 예정가는 1만500~1만2000원이다. 적게는 844억원에서 많게는 965억원의 자금이 유입된다. 다만 이는 KAC로 들어오지는 않고 대주주인 KCC와 AGC에 돌아간다.
정 사장이 과거 KAC 지분을 주당 4393원에 인수한 점을 감안하면 공모가 기준으로 244억~304억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한다.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를 웃돌 경우 차익은 더 커질 수 있다.
정 사장은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조카다.
이번 상장으로 KCC와 AGC가 각각 20.1%씩 지분을 매각하면서 정 사장이 KAC 최대주주로 오르게 된다.
이에 따라 KCC의 후계 구도가 가시화되고 있다. 맏이인 정몽진 KCC 회장이 KCC, 둘째인 정몽익 사장이 KAC, 셋째 정몽열 KCC건설 사장이 KCC건설을 각각 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KAC가 최근 IPO 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상장을 강행하는 것도 상장으로 인한 실리보다는 후계 구도 정립에 더 큰 목적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경영 승계를 위해 오너 일가가 부당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참여연대는 과거 정몽익 사장의 KAC 지분 취득이 KCC의 사업 기회 편취라고 비판했다. KCC(옛 금강고려화학)의 유망한 자동차 유리 사업을 분리해 비상장사인 KAC에 영업양도한 뒤 오너 일가인 정 사장이 저가에 취득했다는 것이다. 당시 정 사장은 KAC 지분을 시세의 절반 이하 수준에 매입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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