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관리공단(국민연금) 이사장 공모에 도전장을 냈다. 지난 8월4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경질된지 5개월도 안돼 복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마감된 국민연금 이사장 공모에서 문 전 장관과 함께 울산, 제주지역 대학교수 각 1명씩 총 3명이 지원했다.
국민연금의 사령탑은 최광 전 이사장이 홍완선 기금이사(기금운용본부장)에 대한 비연임 결정을 놓고 복지부와 갈등을 빚다 지난 10월 27일 자진 사퇴한 이후 50일 가까이 공석 중이다.
임원추천위원회는 오는 21일 면접심사를 거쳐 복지부 장관에게 복수 후보를 추천할 계획이다. 국민연금 이사장은 복지부 장관이 임명 제청하면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이사장의 임기는 3년이다.
신임 국민연금 이사장은 홍 기금이사의 후임 인선을 마무리하는 등 최근 인사갈등 이후 흐트러진 조직 분위기를 다잡아야 한다. 새 기금이사에는 18명이 지원해 이 중 7명으로 후보군이 압축됐다.
기금운용본부의 경우 홍 기금이사의 비연임 결정에 이어 과장급 이상 임직원이 올해 성과급이 전액 삭감되면서 사기가 많이 떨어진 상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독립 문제도 신임 이사장의 과제다. 정부는 500조원이 넘는 기금의 수익률을 높여 기금 고갈을 늦춰야 한다며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를 추진 중이다. 최 전 이사장의 경우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를 반대, 정부 및 여당과 갈등을 빚었다.
조직 내부에서는 여전히 반대가 심하다. 500조원 규모의 기금을 떼어주고 나면 국민연금의 위상 축소가 불가피하다.
이미 국민연금은 내홍에 휩싸였다. 국민연금 노조는 지난달 임금피크제 도입에 합의한 이후 노조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총사퇴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독립과 임금피크제가 맞물리면서 국민연금 조직 내 분위기가 격앙된 상황"이라며 "현재 노조집행부를 끌어내리고 구성되는 만큼 후임 노조집행부는 어느 때보다 강성일 것"이라고 걱정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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