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노후엔젤' 복면 쓴 월급도둑일까…응답하라 국민연금

시계아이콘02분 13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국민연금에 대한 오해와 진실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저는 국민연금입니다. 1988년 태어났으니 내년이면 28살이 됩니다. 현재 저를 이용해 노후를 준비하는 국민은 2148만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700만명은 최소 연금가입기간 10년이 넘었습니다. 가입자 3명중 1명은 이미 어느정도의 노후자금을 준비한 셈이지요.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순조롭지 않았던 제 인생은 지금까지 파란만장, 그 자체였습니다.

유럽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산업화 이후 핵가족화에 따른 노인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 바로 공적연금 제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산업화 직후인 1973년 저를 도입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중동에서부터 불어온 '1차 세계 석유파동'으로 인한 경제 불황으로 국민연금의 도입은 무기한 연기됐죠.

실제 도입된 것은 이때부터 15년이 지난 1988년 1월이예요. 최근 인기 절정인 드라마 '응답하라 1988'(tvN)의 배경이죠. 우리나라가 88올림픽을 개최하면서 선진국의 제도를 대거 도입하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저는 도입 첫해부터 전국민의 원성을 샀습니다. 국가가 국민들의 노후를 강제로 준비하게 해주려는 '좋은 의도'와는 달리 국민들은 저를 '월급도둑'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국민연금 폐지운동도 벌어졌습니다.


저에 대한 오해가 정점을 찍던 해는 2004년입니다. 일부 네티즌이 '국민연금 8대 비밀'이라는 글을 인터넷에서 퍼트리면서 지금까지도 툭 하면 '기금고갈론'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억울했습니다. 사회보험의 특성상 국민연금도 어느 시점이 지나면 '부과방식'으로 전환되는 것이 불가피한데, '기금고갈'이라는 무시무시한 용어로 국민들의 공포를 부추긴 것입니다. 부과방식은 그해 쓸 지출을 그해 걷어서 재정을 충당하는 방식입니다.


독일이나 다른 선진국도 연금 도입 초기 '적립방식'에서 제도가 정착된 이후 연금을 받는 사람이 늘어나자 부과방식으로 변경했습니다. 미국은 부과방식으로 연금제도를 운영하지만, 1981년 제도개혁 이후 2030년 초반까지 적립금이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500조원이 넘는 적립금을 쌓아두고 있습니다. 3차 국민연금 재정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연금기금은 2044년부터 수입보다 지출이 늘어나 2060년부터는 기금이 고갈됩니다. 부과방식으로 바꾸거나 그 전에 고갈 시점을 늦추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문제는 연금기금 고갈에 대비한 옵션이 몇 가지 없다는 점입니다. 부과방식의 경우 현재의 인구 구조상 2060년 이후에는 연금을 받는 인구가 보험료를 내는 인구보다 많습니다. 연금보험료가 대폭 늘어나 일하는 젊은층의 부담이 커진다는 이야기입니다. 기금운용의 수익율을 높이거나 연금 보험료 인상하는 방법이 거론됩니다. 연금 지급액을 줄이거나 늦추는 등의 방식으로 고갈 시점을 지연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반발을 불러올 것이 뻔합니다.


어떤 방식이든 연금개혁은 기성세대보다 미래세대의 부담은 늘고, 혜택은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연금을 받는 노년층 역시 연금 수령액이 줄어드는 것이 불가피합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저는 가입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제도입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 평균소득자가 올해 국민연금에 가입해 20년 동안 보험료를 내면 만 65세부터 자신이 낸 보험료의 1.9배를 받는다는 분석결과가 있습니다.


월 100만원 소득자의 경우 20년간 보험료를 내면 보험료의 2.8배, 월 300만원 소득자는 1.6배, 최고소득자(월 421만원)는 1.4배를 받을 수 있습니다. 소득이 적을수록 나중에 받은 연금액이 커지는 소득재분배 기능 때문이죠.


이는 사적연금과 비교할 수 없는 수익률입니다. 게다가 사적연금과 달리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수령액이 높아집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더 내더라도 늙어서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하자"고 주장합니다. 이른바 '용돈연금' 논란입니다.


저도 도입 초기에는 두톰한 연금봉투를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기금고갈론과 노인빈곤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2007년 연금개혁이 단행됐습니다.


그 결과 2028년까지 소득대체율이 40%로 떨어집니다. 소득대체율은 은퇴전 벌어던 평균소득대비 연금의 비율로, 올해 국민연금에 가입한 경우 소득대체율은 46.5%(명목)입니다. 하지만 실제 소득대체율은 이보다 훨씬 낮은 25% 수준입니다. 지난해 8월 기준 국민연금 수령자의 1인당 수령액은 평균 31만7000원입니다. 제가 태어난지 27년밖에 안된 탓에 용돈 수준에도 못미칩니다. 올해 초 공무원연금 개혁 당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 주장이 나온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소득상한액을 높이자고 주장합니다. 현재 저는 보험료를 내는 기준소득이 최소 27만원, 최대 421만원으로 정해졌습니다. 너무 적게 보험료를 낼 경우 노후자금이 턱없이 부족하고, 너무 많은 보험료는 고소득층의 노후만 더 보장해주기 때문입니다.


소득상한액을 현재보다 대폭 올리면 가입자의 평균소득액이 함께 올라가면서 소득대체율을 건드리지 않아도 전체가입자의 연금수령액이 올라가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연금 전문가들은 이야기합니다.


정부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루벌어 하루 먹고 살기도 어려운 극빈층과 소득이 없는 전업주부, 출산으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여성 등 이른바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가 급선무라는 입장입니다. 얼마 전까지 국회에서 공적연금강화특위가 열려 사각지대 해소 방안을 논의했지만 아무런 성과없이 활동이 종료됐습니다.


내년에는 저에 대한 보다 실효성이 있는 논의가 진행돼 기초연금과 함께 국민의 든든한 노후자금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2007:16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뉴요커 일상에 스며들다④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뉴요커 일상에 스며들다④

    지난 15일(현지시간) 오후 7시 미국 뉴욕 맨해튼 32번가 K타운. 한국 치킨 브랜드 BBQ 매장은 '치맥'을 즐기려는 현지인들로 북적였다. 지하 1층에 마련된 테이블은 일찌감치 만석이었고 20~30대 직장인과 대학생들은 치킨을 앞에 두고 맥주잔을 부딪치며 저녁 시간을 즐겼다. 치킨뿐 아니라 떡볶이와 김치볶음밥 등 다양한 한국 메뉴를 함께 주문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 매장을 자주 찾는다는 대학생 메디슨 씨는 "학교 근처

  • 26.01.1915:08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K웨이브 글로벌 현장 점검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

  • 26.01.1914:08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처럼 금방 꺼질 수 있습니다. 지하수처럼 '일상 문화'가 계속 흐르도록 해야 K 브랜드와 산업의 생명력을 30년 이상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일열 전 파리문화원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K브랜드의 글로벌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K콘텐츠는 강력한 진입로가 될 수 있지만, 휘발성이 크다"며 "어느 순간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은 '썸

  • 26.01.1914:08
    돼지갈비 요리하는 파리지앵…자기 전엔 韓스킨케어 톡톡[K웨이브3.0]②
    돼지갈비 요리하는 파리지앵…자기 전엔 韓스킨케어 톡톡[K웨이브3.0]②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당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현지 한식당 대부분이 중

  • 26.01.1913:33
    ①"한국은 힙하다"…글로벌 트렌드섹터 'K라이프스타일'
    ①"한국은 힙하다"…글로벌 트렌드섹터 'K라이프스타일'

    #프랑스의 파리에 거주하는 텐진 라돈(27세·여)씨는 요즘 한국식 스킨케어에 푹 빠졌다. '스킨→세럼→아이케어→립케어→페이스 크림' 등의 순으로 기초화장품을 세분화해 사용하고, 매일 선크림으로 바른다. 지난해 11월 파리 지하철 최대 환승역이 있는 샤틀레 지역의 화장품 멀티브랜드숍(MBS) '모이다'에서 만난 그는 한국 뷰티기업 에이피알이 선보인 브래드 메디큐브의 '제로모공패드' 2통을 장바구니에 담고 있었다. 라돈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