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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폭력]'데이트'라는 단어의 함정…"사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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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20분간 몸싸움을 하면 사람들이 신고해줘야 하는데 아무도 신고도 안해줬어요. 이런 상황에서는 경찰이 안왔고, 도움을 못받는다고 했더니 그래도 어쩔수가 없다고 해요. 저 죽어도 어쩔수가 없는거냐고…."(30대 데이트 폭력 피해 여성 A씨)


#"맨 처음에 폭행을 당했을 때는 때리고 나서 '자기가 죽을 죄를 지었다'고 하면서 우니까…. '진짜 뉘우치는 구나' 계속 이렇게 생각했어요."(20대 데이트 폭력 피해 여성 B씨)

#"맞을 때마다 '나는 남자친구를 사랑한다'고 생각하려고 애썼어요. 평소에 잘 해주니까요. 남자친구도 사랑해서 때린다고 했는데 미워하면 안되니까…."(10대 데이트 폭력 피해여성 C씨)


최근 온라인에서는 조선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박모(34)씨가 같은 의전원생 여자친구를 4시간 동안 감금·폭행한 사건이 이슈화됐다. 사건의 잔혹성보다도 가해자가 받은 '벌금 1200만원'이라는 가벼운 처벌 때문이다.

하지만 성폭력 상담소를 운영하는 한국여성의전화 관계자는 "실제 데이트 폭력 상담 사례를 접해보면 대부분 집행유예로 끝나는 데다 형량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며 "(의전원생 사건 뿐 아니라) 일반 상해보다 데이트 관계 상해의 처벌이 현저히 낮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폭력'을 '데이트'의 일환으로 보는 사회적 인식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현혜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는 "'데이트 폭력'이라는 단어부터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분명 폭력사건임에도 불구하고 데이트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는 단어가 붙어 심각성을 덜 인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법에 데이트 폭력이라는 부분이 명시되어있지 않은 부분도 문제가 있지만, 법에 명시되어있는 가정폭력의 경우에도 데이트 폭력과 마찬가지로 '집안일' 또는 '사적인 일'로 치부되어 경찰에 신고되더라도 곧바로 출동하지 않거나 피해자와 가해자를 같은 공간에 두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데이트 폭력 역시 폭력이라는 사회적 인식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이러한 인식이 가장 문제가 되는 지점은, 피해 여성이 자신이 폭력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게 한다는 점"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실제 상담을 해보다 보면 여성들이 '내가 조금 더 잘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원래가 (가해자가) 나쁜 사람이 아닌데, 내가 잘하지 못해서 화가 난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실제 '왜 데이트 폭력 가해자와의 관계를 끊지 못하는지'에 대한 한국여성의전화 2009년 데이트 폭력 피해경험 실태조사에 따르면 피해 여성의 60%가 '헤어질 만큼 (폭력이) 심하지 않아서'라고 응답했고, 여성의 29%가 '나도 잘못한 부분이 있어서'라고 생각했다. 또 17.3%는 '참고 견디면 좋게 변할 것이라고 생각해서'라고 응답했고 '그 사람을 사랑하니까(15.3%)', '좋을때는 잘해주니까(11.8%), 등의 응답이 이어졌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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