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현재 분위기 이어질 듯"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올해 부동산 경매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신규 아파트 청약 시장엔 광풍이 불었고, 매매 거래량이 급증하는 등 일반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법원경매로 나오는 물건이 줄어 매달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기 때문이다. 물건은 줄었는데 저금리로 금융비용 부담이 적어지고, 여기에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까지 경매를 통한 '내 집 마련'에 나서면서 평균 낙찰률과 평균 응찰자수는 급등했다. 낙찰가율은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일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낙찰건수는 5만3805건. 진행건수 대비 낙찰물건 수인 낙찰률은 37.4%로 지난해 대비1.6%포인트 상승하며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 물건당 몇명의 응찰자가 몰렸는지 보여주는 평균 응찰자수도 지난해 보다 0.3명 증가한 4.3명을 기록했다. 이는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감정가 대비 낙찰액인 낙찰가율도 올해 91.4%로 지난 2008년 72.0%를 기록한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15년간 낙찰가율이 70% 이상을 기록한 시기는 2002~2003년, 2007~2008년, 2014~2015년 등 총 3번에 불과하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평균 낙찰가율이 90%를 넘어 91.4%를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아파트 경매물건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낙찰가율이 100%를 넘는 아파트들이 속출했다. 한 물건에 수십명씩이 몰리는 일은 예사가 됐다.
이 같은 경매 광풍의 주원인은 물건 감소다. 수요는 늘어난 반면 일반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경매에 넘어가는 물건, 즉 공급이 줄었기 때문이다. 진행건수는 2005년 42만9295건을 기록 한 뒤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에는 22만9750건으로 뚝 떨어졌다. 올해 지난 10일까지 전국에서 진행된 경매물건은 14만3854건. 올 전체로 봐도 진행건수는 15만건 초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현재 수준의 경매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올 부동산 경매 시장을 주도했던 아파트와 빌라 등 주거시설은 내년 상반기까지 고가 낙찰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 특성상 경매개시 결정부터 첫 경매기일이 잡힐 때까지 4~6개월에 시간이 소요된다"며 "이점을 감안할 때 내년 상반기 중에는 지금의 경매진행물건 부족 및 고경쟁 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치열한 경쟁 속 주거시설 입찰은 실수요인지, 투자인지 목적을 명확히 구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실수요자라면 원하는 지역이 한정되는 만큼 해당 지역에 경매 물건이 나오는지 지속적으로 체크해야하고 투자를 목적으로 한다면 시세대비 5~7% 저렴하게 낙찰을 받을 수 없다면 쉬어가거나 일반매물을 사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