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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핀테크 부문에서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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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국 월가 주요 은행 중 골드만삭스가 핀테크 부문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골드만삭스가 지난주 '세틀코인(SETLcoin)'이라는 가상화폐 결제 시스템에 대한 특허 신청을 한 것이 단적인 예다. 골드만삭스는 세틀코인을 통해 가상화폐를 이용한 주식과 채권 거래까지 가능케 하겠다는 계획이어서 향후 금융산업에 상당한 파괴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FT는 세틀코인은 매년 골드만삭스의 기술사업부가 내놓는 수십개 내부 프로젝트 중 하나일 뿐이라고 소개했다. 그만큼 골드만삭스가 핀테크 부문에 많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골드만삭스는 핀테크 부문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크레디스위스의 수잔 로스 카츠케 애널리스트 분석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올해 기술 부문에 25억~32억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추산된다. 매출 규모가 골드만삭스보다 월등히 많은 JP모건 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30억달러에 맞먹는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매출 대비 투자 비율을 따질 경우 골드만삭스는 7~9% 수준으로 JP모건 체이스와 BOA의 3%, 4%보다 두 배 갸량 높다.

오토노머스 리서치의 가이 모즈코우스키 애널리스트는 "골드만삭스는 은행산업 기술의 변화에 최전선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만들어내고 비용과 위험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겐하임 증권의 에릭 와서스트롬 애널리스트는 정확한 추산은 불가능하지만 기술 혁신을 통해 비용 구조에서 상당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기술사업부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다. 11개 골드만삭스 사업부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이 바로 기술사업부다. 마티 차베즈 최고정보책임자(CIO)에게 보고하는 엔지니어 숫자만 약 9000명이다. 골드만삭스 전체 인원이 약 3만6000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2004년 골드만삭스 이사 승진자 중 엔지니어는 16명 중 1명 꼴이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승진자 6명 중 1명이 엔지니어였다.


골드만삭스 기술사업 부문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하비 슈워츠에 따르면 기술사업부는 방어를 위한 조직이었는데 점차 공격을 위한 조직으로 바뀌고 있다. 처음에는 금융위기 후 엄격해진 당국의 규제에 대비하고 사이버 공격 위험을 차단하기 위한 조직이었는데 이제는 혁신의 의미가 강조되면서 새롭게 탄생하는 업체들과 경쟁을 하기 위한 조직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0월 구글로부터 6억5000만달러 투자를 이끌어낸 금융 메신저 스타트업인 '심포니'의 경우 골드만삭스의 내부 프로젝트가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골드만삭스는 월가 은행 및 자산 운용사들과 함께 심포니 프로젝트를 주도했으며 지난해 별도 사업으로 분리했다.


최근 미국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온라인 대출 시장과 관련해서도 '모자이크'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대형 온라인 대출업체 중 한 곳인 온데크 캐피털의 노아 브레슬로우 최고경영자(CEO)는 "골드만삭스가 우리 회사 직원들을 많이 빼가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골드만삭스의 내부 프로젝트가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헐리우드 영화처럼 실패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하지만 골드만삭스는 실패의 위험을 감수하고 기꺼이 투자를 계속 하겠다는 입장이다. 골드만삭스의 한 임원은 실패에 따는 비용 부담도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10년 전만 해도 하나의 스타트업 사업이 실패하면 5000만달러의 비용 손실이 발생했는데 지금은 200만달러로 줄었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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