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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쇼크]한국경제의 축복이었던, '저유가'의 배신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4초

저성장 상황서는 디플레 위기 불러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최동현 기자] 국제유가와 한국경제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석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경제에 유가 하락은 효자였다. 유가 하락은 원가 하락으로 이어져 수출 상품의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졌고, 국내 소비자 물가 안정에도 기여했다. 반대로 유가가 올라가면 원가 부담에 물가 상승까지 동반해 국내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1, 2차 석유파동에서 국내 경제가 휘청거린 게 유가로 인한 경제 위기 사례다.


3저 호황으로 대변되는 1980년대 경제성장의 한 축도 저유가였다. 1985년 9월 32달러대에 거래되던 WTI가 이듬해인 1986년 8월 10달러대까지 급락하면서 1986년 한해동안에만 코스피는 161.4에서 272.61까지 68.9% 급등했다. 1989년까지 지속된 저유가 상황 속에 코스피는 1989년 3월 사상최초로 1000을 돌파하기도 했다.

줄곧 우리 경제의 축복이었던 저유가가 악재로 바뀐 이유는 무엇일까.


30년만에 저유가가 증시의 효자에서 악재로 변한 이유는 국제경기와 국내 경제상황이 변했기 때문이다. 1986년 당시에는 전 세계적 호황에 힘입어 국내 경제성장률은 10.6%를 기록하며 1989년까지 두자릿수 성장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올해 국제경기 둔화 속에 국내 경제성장률은 3%대를 겨우 지킬 것으로 예상되고 내년에는 2%대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돼 저성장이 심화되고 있다. 고성장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저유가는 에너지 수입국인 한국경제에 원동력이 될 수 있지만 저성장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는 소비자물가를 전반적으로 끌어내려 디플레이션(deflation)을 심화시킬 수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이제 저유가는 중동 산유국을 중심으로 석유, 조선, 철강, 기계 수출 비중이 높아진 국내 경기입장에서 계속 환영할 일만은 아니다"며 "원자재 수출이 경기 대부분을 지탱하고 있는 브라질, 러시아 등 경제규모가 큰 신흥국 증시를 중심으로 부도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고 산유국들의 금융시장 상황이 불안해지며 국내증시 자금이탈이 지속될 위험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끼치는 것은 중동 오일머니의 국내증시 이탈이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사우디아라비아는 국내 증시에서 총 3조6400억원을 순매도하며 영국(4조7780억원) 다음으로 국내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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