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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공화국]'수익성'에 눈먼 대기업의 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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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은 퇴짜맞고 베낀것만 통과돼
'경쟁사 제품 RE' 대놓고 베끼기
법망 피하는 '카피 가이드라인'도 존재

[미투 공화국]'수익성'에 눈먼 대기업의 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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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 A기업의 간부들은 신제품을 출시할 때 해당 디자인의 '성공사례'가 있는지를 가장 먼저 따진다. 처음 선보이는 디자인은 퇴짜를 맞고, 성공사례가 있는 기존 디자인은 통과된다. 한마디로 베낀것만 출시한다는 얘기다.

# B기업의 제품 출시 첫 단계는 길거리에서 사진찍기다. 하루에도 수천장씩 사진을 찍어 스타일과 컬러별로 분석한다. 그리고는 공통분모를 꼽아 최근 가장 선호되는 디자인으로 만들어낸다.

# C기업에서는 '경쟁사 제품 RE'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경쟁사의 물건을 리엔지니어링한다는 얘긴데, 사실상 카피다. 그럴싸한 단어로 타사 제품을 모방하면서, 간부들은 "어디까지 베껴야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지"에 대한 '카피 가이드라인'을 주기도 한다.


패션 시장을 둘러싼 암투를 그린 드라마 시나리오가 아니다. 실제 일부 국내 패션기업들은 중소 디자이너 제품이나 해외 유명 브랜드의 디자인을 거리낌없이 베끼고, 살짝 고쳐 출시하며 법망을 피하기 위한 준비도 미리 해둔다.

유통업계에서만 통하는 '은행작업'이라는 단어도 카피의 단면이다. 디자인과 제조사, 판매가격 등 일반적인 정보를 총망라해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작업을 말하는데, 대외적으로는 제품 콘셉트의 중복이나 카피논란을 막기 위한 과정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사실상 구미에 맞는 제품을 추려 베끼기 위한 용도로 사용된다.


A기업 소속의 한 직원은 "새로운 디자인을 보고하면 일단 이것이 어느 브랜드의 제품인지, 잘 팔리는 제품인지를 묻는다. 기존 모델이 있어야만 론칭을 하는 것"이라면서 "새로운 디자인은 쓰레기통으로 버려지고, 카피는 칭찬받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B기업에서 근무중인 한 관계자는 "내부 부장급 디자이너는 '디자인을 참조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우리 때는 경쟁사 제품이 예쁘면 몰래 단추를 떼어서 가져오기도 했다. 요새 디자이너들은 이런 근성이 없다'면서 화를 내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C기업에서 간부를 지냈었다는 또 다른 관계자는 "대부분 윗선의 지시로 이 같은 카피가 진행되는데, 목적은 단기간 저비용으로 최대한의 수익성을 끌어내기 위한 것"이라면서 "임원 및 경영인의 의식에 대한 변화 없이는 패션업계의 카피 문제는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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