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부총리 등 정부·여당 "중복 복지정책, 포퓰리즘" 비판...서울시·야당 "현장형 청년취업지원 정책으로 사각지대 보완" 반박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서울시의 '청년수당'이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공개적으로 '포퓰리즘'이라며 비난에 가까운 목소리를 내면서다. 비판과 호평의 목소리가 혼재하는 청년수당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
청년수당은 지난 5일 서울시가 발표한 '2020 청년정책 기본계획'에 포함돼 있다. 골자는 사회참여활동을 하지 않는 만 19~29세 중 중위소득 60% 이하인 경우 최소 2개월, 최대 6개월간 월 평균 50만원을 지원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대상자는 '니트족(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이다. 즉 정규교육을 받지도 않고, 노동시장에서도 제외돼 있으며, 취업을 위한 직업훈련에도 참여하지 않는 청년층이다.
중요한 대목은 이들 모두에게 수당을 지급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활동계획서를 제출받아 심사해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만 수당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활동은 공공ㆍ사회활동이나 자기주도적 활동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진로탐색을 위한 활동이나 공모전 입상을 위한 활동 계획서, 아르바이트를 중단하고 해야 하는 일이나 지식학습 등의 계획서다. 서울시는 용역을 통해 세부적인 수당지급 운영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선정심사는 외부에 맡겨 서울시 공무원의 입김을 차단하기로 했다. 수당지급 대상은 서울에 거주하는 니트족 50만2000명 중 활동계획을 제출한 3000명 안팎이다. 서울시는 이에대해 "사회 진입이 지체ㆍ실패해서, 혹은 낮은 자존감 때문에 사회 참여 기회 조차 갖지 못했던 청년들에게 최소한의 비용을 지원함으로써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딜 수 있도록 돕자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렇게 보면 정부ㆍ여당이 비판하는 복지수당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 복지수당은 무차별적으로 일정 기준이 되는 경우 지급하는 성격이기에, 자격을 갖춘 소수를 선발해 지급하는 서울시의 청년수당과는 많이 다른 셈이다.
그럼에도 정부ㆍ여당의 비판은 지속적이다. 최 부총리는 "청년수당을 명목으로 한 지자체의 새 복지프로그램은 포퓰리즘적 복지사업"이라며 "무분별한 재정지원을 막고자 사회보장제도 사전협의제에 따른 권한을 적극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 미취업자(만 18~64세)를 대상으로 직업훈련을 받을 때 6개월간 월 최대 40만원을 훈련수당으로 지급하는 '취업성공패키지' 정책과 겹친다고 지적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청년들 마음을 돈으로 사겠다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이인제 최고위원은 "청년들의 건강한 정신을 파괴하는 아편 같은 존재"라고 공격했다.
서울시는 이에대해 중복 정책이 아니라 '보완책'이라고 반박한다. 정부의 취업성공패키지가 어학ㆍ기술 등 전통적 의미의 '직업훈련' 대상자만 지원하고 있기에 청년들의 취업을 위한 커뮤니티ㆍ스터디ㆍ봉사 활동ㆍ면접 연습 등에 드는 비용을 지원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얘기다.
이계열 서울시 청년정책담당관은 "정부의 청년 취업 지원정책이 해결해 줄 수 없는 부분을 지원해 소득수준이 낮은 '사회밖 청년'의 취업의욕을 북돋는 차원"이라며 "내년 최대 90억원을 취약 청년층에 지원하는 것을 두고 극단적 용어로 비판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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