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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롱환자 귀신같이 잡아내는 '마디모'의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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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계통 부상까지 가려내 신뢰도 높아져 의뢰건수 늘어날 듯

나이롱환자 귀신같이 잡아내는 '마디모'의 존재감 마디모 의뢰 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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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직장인 안모씨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후진하다가 다른 차량과 살짝 부딪쳤다. 가벼운 사고였지만 피해 차량 차주인 이씨는 목과 허리의 통증이 있다며 치료비를 요구했다. 통증을 느낄 만큼 부상이 있는 충돌이 아님에도 이씨는 강하게 언성을 높였다. 안씨는 사고 신고를 접수했고 보험회사는 이씨에게 치료비를 보상했다. 안씨는 피해자가 꾀병을 부린다고 생각했지만 이씨는 추가로 합의금까지 요구했다. 처음 사고를 낸 터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던 안씨에게 지인은 '마디모' 프로그램을 알려줬다. 안씨는 경찰에 마디모를 신청했고 의뢰를 받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분석을 통해 '사람이 다쳤을 정도의 충격을 준 사고는 아니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안씨는 피해자에게 합의금을 줄 필요가 없어졌고 보험사는 이씨에게 지급한 치료비를 다시 반환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마디모가 '나이롱 환자'를 골라낸 셈이다.

교통사고 상황재연 프로그램인 마디모가 신경계통 부상까지 가려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08년 국과수가 마디모를 도입한 이후 처음 나온 결과다. 마디모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의뢰 건수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18일 보험업계와 국과수에 따르면 마디모 의뢰 건수는 2010년 4859건에서 2013년 5940건, 지난해 1만3972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도 10월 말 기준 1만2635건을 기록해 연말까지 1만4000건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디모는 교통사고가 났을 때 피해자가 입었을 부상 정도를 분석해주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으로 네덜란드 응용과학연구소에서 개발됐다. 교통사고 시 인적피해에 대해 가해자나 피해자가 서로 의견이 충돌할 경우 활용된다.


국과수는 운전자의 키, 몸무게, 탑승 자세, 안전벨트 착용 여부, 사고 당시 도로의 흔적, 차량 파손 상태, 블랙박스에 기록된 차량의 속도와 움직임 등을 조사해 그 영향도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해당 교통사고가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혔는지를 감정한다.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마디모로 인해 경미한 사고 피해자의 치료와 보상 제한에 대한 근거가 마련돼 피해자에게 치료비 등을 지급할지를 판단할 때 근거 자료가 된다"며 "나이롱 환자로부터 선량한 보험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마디모를 신뢰하지 못하는 운전자들도 적지 않았다. 교통사고로 몸이 아프고 의사의 진단서도 나왔는데 마디모 결과에는 '부상을 당할 수 없는 사고였다'는 감정이 나와 보험금 지급을 거부당하기도 했다. 마디모 결과를 인정 못할 경우 보험사와 소송까지 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신경계통 부상까지 가려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이 같은 논란도 사그라들 전망이다.


국과수 교통사고분석과 관계자는 "지난해 초부터 올해까지 실제 자동차 추돌 등 총 7차례 실험을 통해 경미한 사고 시 신경계통에 이상이 발생하는지를 다양하게 분석했다"며 "실제 실험과 마디모를 통해 분석된 데이터 모두 '상해 기준 값에 훨씬 못 미치고 신경계통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번 실험은 실제 운전자를 태운 차량(추돌차)이 5㎞, 8㎞, 10㎞ 등으로 주행하다 다양한 차종(피추돌차)들과 사고가 났을 때 실험자의 신경계통 이상 여부를 조사했다. 의료기관과의 공동 실험을 통해 차량 추돌 전후의 실험자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 다양한 진단과 분석을 진행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실험 결과는 자동차 관련 학회나 의학계 등을 통해 논문으로 발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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