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자치구 맞춤형 공공주택 신청을 받은 결과, 서대문구의 '815하우스', 성동구 IT 청년 창업 신혼부부용 등 4곳이 접수됐다. 서울시는 SH공사가 공급하는 방식으로 연간 600가구가량을 계획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각 자치구의 신청을 상시적으로 받는다.
서대문구의 경우 서대문형무소역사관과 독립공원이 위치한 역사성을 이으면서, 나라를 위해 헌신한 유공자들을 예우하는 차원에서 10여가구 규모의 '나라사랑 815하우스' 건립을 요청했다. 독립유공자 및 그 유가족 중에서 1순위는 생계ㆍ의료ㆍ주거 수급자, 2순위는 도시근로자 평균 소득 50% 이하로 한다. 소득 50% 이하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추천자나 일반 수급자 및 저소득 한부모 가정도 3순위로 받는다.
지난 9월 건강보험료를 내지 못하는 독립ㆍ국가유공자나 그 유가족이 1000세대를 넘는 것으로 알려지자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이 직접 "서대문구의 독립ㆍ민주 정신 선양 차원에서 대상자 조사와 지원 프로그램 마련"을 주문하기도 했다.
'성수IT종합센터'가 있는 성동구는 IT 지식산업 종사자들 중 신혼부부나 예비부부인 청년 창업자 가족을 위한 용도로 30가구가량을 신청했다. 기존에도 청년창업자들을 위해 일터와 삶터가 공존하는 직주혼합형 공공임대주택 '도전숙'(도전하는 사람들의 숙소)이 공급돼 왔으나 원룸형이어서 미혼자들 위주였다. 성동구는 일종의 기혼자용 도전숙을 새로 마련하려는 것이다. 종로구는 돈의동 쪽방촌 주민들을 위한 임대주택을 맞춤형으로 신청했다.
도봉구의 경우 지난 7월 개관한 쌍문동 '둘리 뮤지엄' 인근에 저소득 만화가들을 위한 임대주택 20가구 이상을 공급하기 위해 SH공사와 협의를 하고 있다. 도봉구는 둘리 만화의 배경이 쌍문동이며 원작자인 김수정 작가가 실제 쌍문동에 거주했다는 점에 착안해 둘리 뮤지엄 외에도 테마거리, 벽화 등 다양한 둘리 문화 사업을 하고 있다.
도봉구 관계자는 "만화가들이 거주와 작품 활동을 함께 해야 할 공간이므로 그에 맞는 설계와 입지 등을 충분히 논의하려 한다"면서 "내년 중에는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에 신청이 들어온 맞춤형 임대주택에 대해 우선적으로 반영하도록 할 계획인데 앞으로도 지역 특성에 맞는 독특한 임대주택을 많이 공급하려고 한다"면서 "입주 대상이 되는 소득 기준을 완화해주기 때문에 기존 임대주택 이미지와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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