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호]
“전남대에 대한 여론 악화 무마용 물타기” 의구심 일어
캠퍼스 리모델링 비용, 대학 운영비 부담 등 난제 수북
전남대학교의 ‘UN세계수산대학 유치 선언’은 통합 효과가 미비하고 악화되고 있는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물타기’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남대는 지난 9일 "2017년 9월 개교를 목표로 한 세계수산대학 유치에 전남도·여수시와 함께 나선다”고 밝혔다. 전남대는 보도자료를 통해 “전남도·여수시와의 간담회를 통해 세계수산대학을 국동캠퍼스에 유치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남대의 주장과 달리 여수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미 민선5기 당시 세계수산대학 유치를 추진했지만 전남대가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다 갑자기 입장이 달라진 것은 졸속 추진인데다 여론 무마용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세계수산대학 유치는 부산의 부경대가 주도하고 있다. 2012년 세계수산대학 유치를 정부에 건의한 곳도 부경대였다. 부경대 부총장이 UN 식량농업기구 부의장을 지내고 있다. 식량농업기구가 세계수산대학 후보지를 결정하는 권한을 갖고 있고 그 후 부산시는 전담팀을 구성해 유치를 준비하고 있다.
전남대는 이 같은 상황 때문에 2013년 전남도가 유치 방침을 세우자 이미 늦었다는 판단으로 유치작업에서 한 발 물러섰다.
여수를 비롯한 전남 교육계는 전남대의 방침 공개 시점에도 고개를 갸웃하고 있다. 세계수산대학에 대한 논의가 된 것은 지난 2일이다. 당시 전남도와 여수시, 전남대는 세계수산대학 유치를 위해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5일에는 이낙연 전남지사가 지역의 대학 총장들을 대상으로 초청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간담회에 참여한 전남대 부총장이 세계수산대학 유치를 제안했다.
세계수산대학 유치가 논의된 지 1주일만에 전남대가 유치 의사를 공개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 전남도나 여수시에서는 세계수산대학 유치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세계수산대학을 유치하려면 지자체의 재정 부담이 늘어난다. 해양수산부의 세계수산대학 유치 기준으로는 건물과 부지, 매년 들어가는 대학 운영비의 절반을 지자체가 부담하는 방안 등이 요구된다.
즉 71억원 정도로 예상되는 대학 운영비의 절반인 35억원을 전남도와 여수시가 부담해야 한다. 또 전남대가 제공키로 한 국동캠퍼스 리모델링 비용 100억원도 지자체가 떠안아야 한다.
한편 전남대와 여수대 통합 10년이 지났지만 통합 이후 여수캠퍼스가 쇠락하면서 지역에서는 분리운동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일 열린 시민토론회는 통합 이행각서를 이행하지 않은 전남대에 대한 성토장으로 변하는 등 전남대를 향한 지역 여론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김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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