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다음달 4일로 예정된 석유수출국기구(OPEC) 연차총회를 앞두고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관계자들이 잇따라 '감산 불가' 방침을 시사하고 있다.
국영 석유회사 사우디 아람코의 회장이자 사우디 보건 장관을 맞고 있는 칼리드 알팔리는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저유가에 따른 고통을 이유로 감산에 대해 논의한 적이 없다"면서 "원유 가격 결정은 시장이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사우디에서는 원유 수익 감소에 따른 경제적 타격이 커지면서 정부의 감산 불가론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알팔리 회장은 "저유가 타격에 대해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한 측면이 있으며 내년께 (수요와 공급간) 균형이 맞춰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알팔리 회장은 사우디의 감산 불가 방침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가 넘어야 손해를 보지 않는 원유 생산업체들은 더 이상의 공짜 보험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면서 "모두가 출구를 향해 달리고 많은 프로젝트들이 취소되고 있는 지금이 바로 투자의 적기"라고 말했다.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 역시 아시아를 중심으로 원유 수요가 견실하며 이것이 원유 가격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이미 장관은 국제에너지기구(IEF) 홈페이지 기고글을 통해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저유가를 환영하고 있으며 이것은 수요 확대를 불러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우디 정부 관료들은 원유 과잉공급이 해결되려면 2년 정도 걸릴 것이며 이 때쯤이면 유가는 배럴당 70~80달러 선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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